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2019.9.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낸 정유업계가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수요가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면서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24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16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지만, 1분기 1조72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1분기에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막대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는 손실 규모가 대폭 감소한 탓이다.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수송 등을 거쳐 판매하기까진 1개월 이상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국제유가가 상승해 정유사들은 원유 구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에쓰오일의 경우 1분기 재고평가 손실이 7200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17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세계적인 수요 부진에 따라 정제마진이 발목을 잡으며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수송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통상 배럴당 4달러는 넘어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4월 첫째주부터 6월 둘째주까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정제마진이 1달러 떨어질 때마다 국내 정유 4사가 한해 1조~1조2000억원의 손실을 본다고 추산한다. 정제마진은 7월 넷째주에도 -0.3달러를 기록했다.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관련이 없음). 2020.4.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다른 정유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증권업계에선 3000억~4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30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오일뱅크도 1000억원가량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GS칼텍스도 3000억원가량의 적자가 유력해 정유 4사는 2분기에 총 1조원의 적자를 볼 전망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되겠지만 1분기보다 그 폭이 크게 줄어드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역사적인 수요 위축을 겪은 시기였다"며 "2분기를 거쳐 3분기까지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가 점점 완화되면서 석유제품 수요도 늘어나 정제마진도 상당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제품 원가에 영향을 주는 사우디의 원유판매가격(OSP)이 하락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수출하는 원유에 추가로 붙는 마진인데, 지난 3월에는 배럴당 2.9달러씩 붙었지만 2분기에는 마이너스 마진이 지속돼 국내 정유사 입장에선 그만큼 원유를 싸게 살 수 있었다. 지난 24일 에쓰오일 측은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적용되는 OSP 평균은 -2.5~-1.5달러 수준"이라며 "이는 예년보다도 낮은 수준이어서 3분기 영업이익은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할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전세계적인 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3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록다운이 재개될 경우 최악이었던 1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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