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 참석해 "(엘리트 체육계 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저희가 더 세심하게 관찰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최숙현 사건과 관련해 '사퇴할거냐'라고 묻는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는 "별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체육계는 지난 2016년 이 회장 선출 이후 매해 엘리트 체육계 폭력 문제가 불거졌다.
시작은 2018년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컬링팀, 일명 '팀 킴'(Team Kim)이 11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호소문을 이 회장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 호소문과 관련해 대한체육회에서 내려온 행정조치는 없었다.
지난해 1월에는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의 미투 사건이 터졌다. 하지만 당시에도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미미했다. 직접적 가해자인 조재범 전 코치는 법원으로 넘겨졌지만 연맹이나 체육회 차원의 쇄신 인사는 없었다. 당시 이 회장은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철저히 쇄신하겠다"라고 다짐했으나 이번에 최숙현 선수 사건이 터지며 이런 다짐은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사퇴 회피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대한체육회장 자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것이란 이유다.
IOC 위원이 되려면 각 국가의 올림픽위원회의 위원장직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스포츠 선진국과 다르게 대한체육회가 KOC(대한올림픽위원회)를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자격을 바탕으로 IOC 위원에 선출됐다. 한국인 IOC 위원은 유승민 전 탁구 국가대표, 이 회장이 전부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연구원은 '머니투데이'에 "IOC 위원은 KOC 수장직을 전제로 한다. 대한체육회장을 사퇴하면 IOC 위원직도 사라질 것"이라며 "임기 내내 구설수에 오르는 인물이 IOC 위원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국가 위상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