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7.29/뉴스1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이인영 통일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대북라인 재편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새로운 대북라인과 함께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급랭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나아가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도 추동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 장관, 28일 박 원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한 뒤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야당이 두 사람에 대한 임명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신속하게 임명을 재가하고 임명장 수여식까지 개최한 것은 그만큼 외교안보라인의 재편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 후 환담장에서 박 원장과 이 장관에게 "막혀있고 멈춰있는 남북관계를 움직여 나갈 소명이 두 분에게 있다"며 "두 분은 역사적 소명을 잘 감당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북관계는 어느 한 부처만 잘해서 풀 수 없다. 국정원,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와 청와대 안보실이 원팀으로 지혜를 모아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이인영 신임 통일부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7.29/뉴스1

대북라인 재편이 마무리됨에 따라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정상회담 추동을 위한 모멘텀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와 맞물려 소강국면에 머물고 있던 남북관계는 지난 6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대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계기로 연락사무소 폭파까지 이어지면서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풀기 위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을 특사로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김 부부장은 이같은 사실까지 공개하며 거부하는 등 남북관계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박 원장과 이 장관을 새로 발탁하고, 서 원장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더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선임했다.

당장 대북 접촉 창구를 담당할 박 원장과 이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박 원장은 이날 국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가안보를 지키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물꼬를 트는 것이 지금 국정원에게 주어진 소임"이라고 말했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선 "북미회담을 위해서 북한도 우리 남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 문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복원·협력 등 북미 대화를 위해서 나설 때이고 미국 역시 그러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지난 2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가 전략적 행보를 하고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서 남북의 시간에 통일부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부정적 입장으로 11월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수그러드는 분위기인 만큼 일단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를 피해 가능한 범위에서 인도적 지원 등을 추진하거나 북한의 신뢰가 두터운 임 전 실장 등을 대북특사로 보낼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박 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특사가 아니라 뭐라도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유엔 제재와 미국 제재가 있긴 하지만 남북간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인도적 지원이나 미국을 설득해 남북간 교류·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었다.

또한 내달 31일쯤 열릴 예정인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과 연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G7 정상회담에 참석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문 대통령이 북미관계를 추동하거나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끌어낼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 주석이 연내 방한할 경우엔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밖에 없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2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시 주석이 방한하면) 북한에 대해서도 언급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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