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강하게 맞붙는 가운데 화웨이 차세대 이동통신(5G) 장비를 도입하려던 브라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토드 채프먼 주브라질 미국 대사는 "브라질이 화웨이를 선택한다고 해서 (미국에게) 보복당하지는 않겠지만,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프먼 대사는 "각국은 자신들이 한 결정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가 전세계에서 보고 있는 것은 지식재산권과 관련 있는 기업들이 지식재산이 보호되지 않는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통신망을 통해 확보한 개인 정보나 지식재산을 중국 정부에 유출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브라질이 화웨이 장비를 이용할 경우 브라질에서 사업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은 없을 것이라는 은근한 압박이다.
채프먼 대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인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현재 600억달러의 여유자금이 있다며 "미국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로부터 통신장비를 구입하기로 선택한 동맹국들을 이 기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즉 브라질이 화웨이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브라질의 5G 통신망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당근'을 꺼내든 셈이다.
앞서 화웨이의 한 임원은 이달 초 브라질이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할 경우 향후 수년 동안 5G 통신망 구축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현재 브라질 통신사업자 다수가 이미 화웨이 장비를 이용해 통신망의 상당 부분을 구축한 상태다.
우파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원래 대중 강경파였지만 2019년 취임 이후에는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중국에 대해 훨씬 유한 태도를 보여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G 장비 배치는 국민주권과 정보·데이터 보안 요건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을 의식하면서도 화웨이를 배제한다는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브라질도 한국처럼 미중의 채권싸움에 샌드위치 신세가 된 셈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