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타자 에디슨 러셀(오른쪽)이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안타를 친 뒤 오윤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훌륭한 KBO 데뷔무대를 치른 에디슨 러셀(키움 히어로즈)이 2경기 연속 타점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느린 빠른볼'로 유명한 투수 유희관(두산 베어스)이다.
키움은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지난 주중시리즈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러셀이었다.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러셀은 4시즌 동안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6시즌에는 21홈런 945타점 0.238의 타율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하며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다만 2017년 가정폭력 사건이 불거져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고 성적까지 떨어지며 입지가 좁아졌다. 2019시즌에는 82경기 출전해 9홈런 23타점 0.237의 저조한 성적만을 남겼고 시즌 종료 후 컵스에서 방출됐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터져 팀을 구하지 못하는 사이 키움과 손을 잡고 한국땅을 밟게 됐다.

반년 넘게 실전경험이 없어 우려 섞인 눈길도 받았으나 일단 첫 경기에서는 합격점 그 이상을 받았다. 러셀은 지난 28일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경기에 3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위를 떨치며 키움의 6-2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팀이 3-2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기회에 강한 해결사의 면모를 보였다. 러셀의 앞선 타자 김하성을 고의4구로 내보낸 두산 입장에서는 씁쓸함만이 남은 장면이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은 다소 느린 구속에도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을 기록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사진=뉴스1
두산도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다. 두산은 30일 경기 선발투수로 유희관을 예고했다. 프로 11년차를 맞이한 유희관은 KBO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명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을 거두는 등 단단함을 뽐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다소 흔들렸지만 14경기에서 6승5패 5.21의 평균자책점으로 로테이션 한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잠실에서는 4승2패 4.29의 평균자책점으로 강세를 보였다.
유희관을 상징하는 건 느린 구속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번 시즌 유희관이 던진 빠른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28.3㎞에 그친다. 같은 팀 동료인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152.2㎞)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커브의 평균 구속은 시속 100㎞대(100.4㎞)다. 다소 느린 구속에 정교한 구위를 얹어 상대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메이저리그에는 시속 150~160㎞의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온라인상에서는 이전부터 이런 투수들의 공을 봐왔던 러셀이 '느림의 미학' 유희관을 만나면 어떤 승부가 펼쳐질 지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러셀이 유희관의 공을 공략해낼 지, 아니면 유희관이 자신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러셀을 비롯한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