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서미선 기자 = 정부가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추진해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6대 분야 범죄로 제한하기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공수처 설립과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현 정부의 검찰 개혁 숙원사업이 차례로 큰 진전을 보인 셈이다.
앞으로 Δ부패 Δ경제 Δ공직자 Δ선거 Δ방위사업 Δ대형참사 등 분야의 범죄를 제외한 모든 수사를 경찰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의 권한 축소가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되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 역시 불가피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협의회를 열어 권력기관 개혁 후속과제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6대 분야 범죄로 한정하고 검경 관계를 지휘에서 협력 관계로 조정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제 검찰은 4급 이상의 공무원과 뇌물 액수 3000만원 이상의 부패범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기준 5억원 이상의 공직자 범죄 및 마약·수출입 문제, 주요 정보통신기관의 사이버 범죄 등에 대해서만 직접수사에 나설 수 있다.
앞서 법에서 정한 수사 대상이 아니더라도 국민 다수 피해 사건은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장관의 정치적 중립 규정이나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침해 논란 등을 고려해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담지 않았다.
아울러 대검찰청과 경찰청, 해경 사이에 정기적인 수사협의체를 꾸리고 중요한 수사절차에서 이견이 발생하면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은 2022년 1월부터 제한되며 검찰과 경찰에 모두 적용되는 새로운 수사준칙을 만들기로 했다.
새 시행령은 입법예고와 각계 의견수렴 뒤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및 공포 등 절차를 거쳐 약 두 달 뒤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내 직접수사 부서를 줄이고 형사와 공판, 송무 기능을 확대하는 등의 조직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에 7월로 예정됐던 검찰 인사도 8월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논란의 여지는 있다. 검찰청법상 검찰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를 수사한다고 규정하며 수사 대상이나 직급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시행령 개정안에 직급을 넣은 건 상위법 위반이란 지적이다.
또 부패범죄의 특성상 여러 직급의 공무원이 연루됐을 수 있고 범죄 금액 역시 수사 개시 단계에서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급과 금액 만으로 수사 주체를 정하는 게 애매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수사준칙에 대한 틀이 마련되지 못한 것도 한계로 보인다.
이번 당정청 발표안에 대해 검찰은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개별적인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양해해달라"며 "정부 부처의 업무인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특히 수사준칙 문제는 검찰과 법무부의 의견이 다르지 않다"며 "대통령령안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사법 절차에서 인권 보호,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되지 않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했다.
야당의 반대로 지지부진했던 '공수처 후속 3법'도 민주당의 단독 진행으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하며 8월 출범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법안들은 8월 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인사청문법 개정안은 공수처장을 국회 청문회 대상에 포함하고 소관 상임위를 국회 법제사법위로 정한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규칙안은 국회의장이 후보추천위를 지체 없이 구성하고 기한을 정해 교섭단체에 추천위원 추천을 요청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교섭단체가 기한 내에 추천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다른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한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야당의 강한 반대로 삭제했다.
해당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미래통합당에서 위원 추천을 거부하고 있어 공수처장 임명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미래통합당은 공수처법 자체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후보추천위의 위원 추천을 거부하고 있다.
공수처 설립에 있어서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공수처장 임명이 난항을 겪으면서 8월 출범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여당에서 야당 측 위원을 배제한 후보 추천 등의 내용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면 강한 충돌을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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