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여부가 결정되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전원위원회실에서 열린 제26차 상임위원회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주요 의혹들이 인권위 조사로 규명될지 관심이 모인다.
성추행 방조·묵인, 피소사실 유출 의혹 등 수사기관의 주요 의혹 규명에 큰 진척이 없는 상태라 인권위 조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강제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 조사의 특성상 수사기관이 규명할 성과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위는 30일 열린 제26차 상임위원회에서 박 전 시장의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개시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별도의 직권조사팀을 꾸려 Δ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 행위 Δ서울시의 방조·묵인과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Δ성희롱 등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 Δ선출직 공무원의 성희롱 사건 처리절차를 종합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직권조사가 시작되면서 방조·묵인과 피소사실 유출 의혹은 수사기관과 인권위 양쪽 모두에서 진상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할 것으로 전망되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자체도 실체가 밝혀질 길이 열렸다.

현재 경찰은 서울시 관계자들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하고 피해자의 피해 호소를 묵인했다는 혐의를 수사 중이지만, 서울시청과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폰의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되면서 증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피소사실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내기 전 검찰에 '박 전 시장 고소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현재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경찰에 수사 지휘를 내릴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렇듯 수사기관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인권위의 직권조사로 눈길이 모이고 있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인권위는 형사법 위반을 밝히는 수사와 달리 강제성이 없다. 이 때문에 참고인의 증언과 임의제출 자료, 수사기관 요청 자료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요 참고인으로 소환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조사에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큰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인권위의 직권조사 개시 소식이 나오자 피해자와 연대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여성단체는 "서울시와 서울시 전·현직 관련자들은 인권위의 조사에 엄중히 임해야 한다"며 "수사기관 또한 인권위의 자료요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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