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혀 다른 스타일, 증권통 vs 재무통… 신임·신뢰로 사장 자리 ‘공통점’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왼쪽)과 김신 SK증권 사장(오른쪽).©각사

현대차증권과 SK증권은 대표적인 알짜 중소형 증권사다. 증권업계에서 나란히 재계 2,3위 그룹명을 사용하며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CEO(최고경영자)가 상위권 도약을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인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증권가 장수 CEO다. 증권업 한우물만 판 뼛속까지 ‘증권맨’이다. 반면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은 증권업계에 이제 막 발을 딛은 초보다. 하지만 단번에 실적으로 인정받으며 무서운 신인 CEO로 등극했다.

▲각사 로고.

◆ 현대차 재무만 30년 vs 증권사 대표 명함만 3개


경력이 말해주듯 이들은 걸어온 길이 완전히 다르다. 김 사장은 처음부터 줄곧 증권사에서 일했고 최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움직인 인사다.

김 사장은 증권사 여기저기서 실력을 뽐냈다. 1987년 현재의 신한금융투자인 쌍용증권 입사 후 증권사 대표이사 명함만 벌써 3개째다. 2010년 미래에셋증권 대표, 2012년 현대증권 대표를 거쳐 2014년 현재의 SK증권 대표로 영입됐다. SK증권에서만 올해 7년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김신 사장은 올초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재선임 안건이 통과돼 오는 2023년까지 대표직 10년을 보장받은 상태다.


최 사장은 30년 이상 현대차그룹에서만 재직하며 제조분야가 아닌 재무분야에 몸담았다.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이 출범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그의 첫 업무 역시 재무였다. 김 사장과 똑같이 1987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출발선은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경리부였다. 이어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과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 등을 거쳤다. 최 사장은 자신의 특기인 재무 능력을 인정받아 올초 현대차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증권과 SK증권 실적.

◆ 두터운 그룹 신뢰 ‘공통분모’


경력은 완전히 다르지만 그룹에서 신임이 두텁고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두 대표의 공통분모다.

최 사장은 그룹(현대정공) 계열사 말단의 경리부 직원에서 시작해 현대차그룹 전체 재무부문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를 정도로 그룹 신임이 두텁다는 얘기가 나온다. 30년 넘게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재무업무를 맡아 현대모비스 CFO(최고재무관리자)까지 역임한 만큼 자동차업계에서도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에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성균관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김 사장에게도 그룹의 믿음이 상당하다. SK증권은 2018년 SK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돼 지분 관계로는 인연이 끊어졌다. 하지만 SK그룹 계열사 대표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인 김신 사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SK그룹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에 사명에 SK를 붙여 재계 3위 그룹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현재 대주주인 J&W파트너스의 두터운 신뢰도 얻고 있다. 주주가 바뀐 올초 주총에서 김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최병철 사장과 김신 사장 취임 이후 현대차증권과 SK증권 주가 추이 변화.

◆ 코로나19에도 ‘최대실적’ vs 흑자전환에 ‘10배 성장’


김 사장에 대한 SK그룹과 J&W파트너스의 두터운 신뢰는 성적에서 나온다. 김 사장 영입 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던 SK증권은 2014년 바로 순이익 3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2019년 흑자를 312억원 규모까지 늘리며 취임 6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시켰다. 하지만 올 1분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임 후 첫 마이너스 실적을 내며 주춤했다. 아직 올 2분기 실적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깜짝 실적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 사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취임했음에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신인 사령탑이면서도 코로나19 악영향을 피해 올 1분기 순이익이 246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오히려 20% 증가했다. 이어 올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에도 회사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인 순이익 532억원을 기록하며 첫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 하반기 키워드 ‘수익원 다변화’ vs ‘디지털 금융’



장수 베테랑 김 사장과 무서운 신인 최 사장의 승부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이들은 하반기 ‘디지털 금융’과 ‘수익원 다변화’란 각각 다른 키워드를 내걸었다. 하반기 중점 전략도 경력처럼 서로 다르다.


최 사장은 상반기 호실적 흐름을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해외주식 서비스 등 신규사업을 추진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게 목표다. 리스크 관리 고도화 추진, 고객 니즈에 맞춘 금융상품 발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극복해야 할 부분은 증권업계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김 사장은 디지털금융 플랫폼사업 강화에 주력한다. 이미 디지털금융사업부를 독립시켜 대표이사 직속으로 확대 개편했다. 개인투자자가 간편하게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채권중개 플랫폼을 하반기 출시한다는 구체적인 디지털금융 플랫폼사업 계획까지 세웠다. 과제는 홀로서기다. SK그룹 계열사 의존도를 낮춰 자생력을 키우는 일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