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브라질 국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던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되면서 위험상품으로부터 초보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한국의 투자자들은 약 8조원(68억달러)을 브라질 정부 채권에 투자했는데 헤알화 폭락으로 인해 국채 투자가 큰 손실을 입었다. NH증권에 따르면 2029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브라질 국채 10년물 투자자들은 현재 17.5%의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간 개인투자자들과 퇴직자들에게 장려돼온 매력적이지만 변동성이 큰 이머징 시장의 금융상품 투자와 관련해 규제당국의 감독이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의 장기 국채는 상대적인 고수익과 양국 간 체결된 조세조약 혜택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부유한 한국 투자들에게 인기였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브라질 국채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헤알화가 원화에 대해 20% 이상 평가절하되면서 국채 투자는 큰 손실을 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브라질 경제는 심대한 영향을 받았고, 이로 인해 재정 적자는 확대되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한국의 투자자들은 국채를 매입했을 때 통화 위험에 대비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0년물 국채에 투자한 50대 후반의 은퇴자는 FT에 "국채이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환율 때문에 정말 걱정이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그냥 만기 때까지 보유하고 있을 생각이다. 환율이 그때는 좋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는 채권 매도를 권유하고 있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하락해왔고 헤알화 가치는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 당국이 투자자들을 위험한 상품으로부터 충분히 보호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구조화상품에 과하게 노출된 헤지펀드 및 의심스러운 투자 행태를 보여온 사모펀드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투자로 인해 최근 수개월 동안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초 한국의 투자자들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가 큰 소실을 입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유 가격은 올초에 폭락세를 보인 바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브루스 리는 브라질 국채는 "투기 등급이지만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은 위험 수준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위험한 자산을 지속적으로 판매해왔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투기 등급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파는 곳은 없다. 국내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 5월, 브라질 국채의 "안정적" 등급 전망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 등급으로부터 2단계 아래에 있는 현재 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 다른 신평사 스탠더드앤푸어스와 피치도 등급 전망을 강등했다.
금융감독원 대변인은 "이것은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이다. 시장 변동성에 의해 촉발된 투자 손실은 그들 개인이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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