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수도 서울을 연고로 삼고 있는 빅클럽 FC서울도 강등권(2018년 11위)으로 추락하고, 2017년 준우승을 비롯해 항상 상위권을 달리던 제주유나이티드는 진짜 2부로 떨어지는(2019년 12위) 등 K리그 판세는 종잡을 수가 없다. 클럽들의 수준이 평준화 되면서 매년 물고 물리는 혼전이 펼쳐지고 있다. 판세를 섣불리 점치다 틀리기 일쑤다.
이런 혼돈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은 K리그 3연패에 빛나는 전북현대 그리고 대항마로 꼽히는 울산현대 정도다. 전북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리그 최강클럽이다. 울산은 2016년 4위를 시작으로 2017년 4위, 2018년 3위에 이어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는 15라운드 현재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구단의 확실한 지원을 받는 울산과 전북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호화 스쿼드를 앞세워 공공연하게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두 팀은 최종 라운드에서야 희비가 엇갈리는 '역대급 우승경쟁'을 펼쳤는데 올해 역시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선두 울산은 11승3무1패 승점 36점이고 전북은 11승2무2패 승점 35점으로 2위다.
전북과 울산 외에는 대부분의 팀들이 기복 있다.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은데 그런 측면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대구FC의 해를 잇는 선전은 꽤 인상적이다.
포항은 지난 시즌 16승8무14패 승점 56점으로 4위를 차지했고 대구는 13승16무9패 승점 55점으로 5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FC서울(15승11무12패 승점 56)에 아주 근소한 차이로 밀려 ACL 진출권을 놓쳤다. 두 팀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포항은 2019시즌 초반 10위까지 추락했다. 이로 인해 최순호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홍역도 앓았다. 이후 최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보좌했던 김기동 감독이 배턴을 이어받았는데, 부임과 동시에 4연승을 달린 것을 비롯해 분위기를 확 바꾸더니 최종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민구단 대구FC의 약진도 놀라웠다.
2019년 대구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했던 팀이다. 2018년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는 영광을 안았지만, 전북이나 울산처럼 두꺼운 스쿼드가 아닌데 과연 정규리그와 잘 병행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랐다. 그런데 최종 결과는 구단 사상 첫 상위 스플릿(파이널A) 진출이었으니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포항과 대구는 2020년에도 잘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성적도 아주 비슷하다. 15라운드 현재 두팀은 나란히 7승4무4패 승점 25점으로 4위와 5위를 달리고 있다. 포항(28골)이 다득점에서 대구(26골)에 근소하게 앞선다. 실점도 18개로 똑같다. 대구 다음 6위 성남의 승점은 17점으로 뚝 떨어진다. 8승4무3패 승점 28점으로 3위에 올라 있는 '돌풍의 팀' 상주상무와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스쿼드가 크게 보강된 것도 아니다. 대구는 언급했듯 시민구단이고, 포항이 포스코를 모기업으로 삼고 있다지만 재정지원이 그리 넉넉한 구단은 아니다. 그러나 있는 주축들을 잘 지켜낸 두 팀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성적도 내고 있다.
특유의 짧고 아기자기한 패스로 상대 진영을 썰어 들어가는 포항의 '스틸타카'와 안정된 수비 후 세징야-에드가-정승원-김대원 등으로 속도감 넘치게 몰아치는 대구는 이제 상대가 스타일을 알고 나와도 잘 막기 힘든 수준이 됐다.
포항은 지난 1일 전주 원정으로 치러진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0분 공격의 핵 팔라시오스가 퇴장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자신들의 색깔을 유지했다. 심지어 송민규가 전반 9분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비록 전북의 새 외국인 구스타보-바로우의 활약에 1-2 역전패 당했으나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튿날인 2일, 대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그 수적 열세를 극복해냈다. 전반 34분 미드필더 김선민이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했으나 밸런스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외려 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에드가의 한방으로 1-0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이제 포항도 대구도 어지간한 변수나 악재에는 잘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다수의 감독과 선수들이 "상대보다 우리의 축구를 구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작 실천은 어려운데, 대구와 포항은 점점 해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