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은 "행정절차일 뿐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대전시의회에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에 금방이라도 이 안이 시행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학부모들 "학습권, 안전권 침해…행정예고 철회하라"
11일 대덕, 어은, 관평지역 8개 초등학교 비상대책위원회가 한데 모여 꾸려진 '총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대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대전시교육청에 행정예고 철회를 요구했다.
총대위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엄마, 아빠"라면서 "지역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행정 처리의 폐해로 우리의 자녀들은 모두 학교 가는 길이 상식을 넘어 지나치게 위험해졌다"며 "학교를 안전하게 가는 것은 걸어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무시한 행정편의적 개정"이라면서 "교육청이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의 학생과 학부모는 현재의 중학교 배정에 평균 94% 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유는 통학시간이 짧아서다. 반대로 불만족 이유는 통학시간이 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배경에 유성구 대덕초의 경우 도보통학이 가능한 학교는 대덕중이 유일하다. 총대위 측은 개정안이 적용되면 매일 2시간 이상 버스 등‧하교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성구 관평동 지역 학생들도 인근에 공단과 과학비즈니스벨트 공사현장을 오가는 등의 많은 트럭이 오가는 곳이어서,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민주당, 대전시교육청에 "의견 충분히 수용에 최선" 요구
지난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논평을 내고 "교육당국에 대한 민원 제기를 비롯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반대 서명이 이어질 정도라고 하니, 걱정되는 점이 적지 않다"고 우려하고 "교육청 결정이 다소 일방적인 측면이 있으니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교육청은 행정적 사고로 중학교 학군 개정에만 급급할 게 아니다. 교육주체의 의견과 요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최종 승인은 대전시의회가 갖고 있지만 이미 의견수렴절차가 진행 중인 교육청에 재차 지적을 한 것이다.
이날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학부모들과 민주당 조승래 의원(유성갑)과 간담회를 했었다. 앞선 7일과 9일에 학부모들은 민주당 이상민 의원(유성을)과도 간담회를 했다. 조 의원과의 간담회는 다소 매끄럽게 진행됐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흥분한 학부모들이 격한 항의를 했었다는 전언이다.
대전시의회 '중학구 조정안' 처리 어떻게?
이번 조정안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협의체를 구성, 최종안을 선정해 대전시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총 5명 중 4명이 민주당 의원이며, 통합당은 1명이다. 만약 교육위에서 현재 안을 통과한다면 민주당도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위는 "협의체에서 의견수렴 후 의회로 가져오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시의회 입장에서는 이번 조정안이 여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가 지침을 내린데다가 국비확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중학구 조정이 광역화돼야하기 때문이다. 지역구마다 사정도 각기 다르다. 교육위원회 측은 협의를 통해 최종안을 가져오라는 입장이다. 최근 교육위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조정안에 개입됐다는 루머 확산도 부담 중 일부로 작용한다.
지난 9일 조정안 반대 학부모 측은 도룡, 어은, 관평 지역의 총 8개교 대표가 모여 총비대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행정예고 철회는 10일 현재 1만 명을 넘어섰다. 초‧중학교 학생 수가 지난해 기준 4만여 명에 달했던 것을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에 달한 것을 비교하면 논의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런데다 이상민, 조승래 의원에게 수십 명의 학부모들이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니 압박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정치적 행위가 개입되니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1명이 더불어민주당인 시의회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른 국비확보와 지역민들의 민심 사이에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대전시의회 구본환 교육위원장(민주당, 유성4)은 "조정위원회 만들어서 협의를 해야 될 것이다. 만약에 조정이 되지 않는다면 시의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수요자인 초등학교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군 조정이 이뤄져야지, 안전을 무시한다면 시의회에서 동조할 수 있겠느냐"고 내다봤다.
교육청은 교육부의 지침을 근간으로 한 조정안과 총대위의 의견을 종합, 20일까지 조율한 뒤 9월 8일 개회가 예정돼 있는 제253회 대전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안건이 논의된다. 만약 임시회 이전까지 조정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결정의 몫은 온전히 대전시의회로 돌아간다.
시의회는 교육위원회에서 1차적으로 심의를 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교육위의 심사에서 승인이 이뤄질 경우 본회의에서 찬반투표 등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