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아이들과 이번에 처음으로 캠핑을 가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8월14일 '택배없는 날'. 택배기사들이 휴가를 떠난다. 경북 경주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김광석씨(44) 역시 택배 일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아이들과 1박2일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택배기사이자 16살 딸과 7살 아들을 둔 아버지이기도 한 김씨는 13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제까지 쉬는 날이 일요일 하루뿐이라 아이들 방학 때도 제대로 못놀아줬다"며 미안해했다.
미리 캠핑장비도 빌려뒀다는 김씨는 아이들과의 캠핑을 잔뜩 기대했다. 같은 대리점에서 일하는 택배기사 동료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가기로 했다. 그는 "다행히 캠핑가는 날 비 예보는 없었다"며 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택배기사들의 처리 물량도 급증, 택배기사들의 과로 문제가 이슈가 됐다. 급기야는 과로사하는 택배기사들이 생겨나면서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한국통합물류협회는 8월14일 '택배없는 날'을 추진했다.
최근 장마도 택배기사들을 괴롭혔다. 김씨는 "경주에도 비가 계속 와서 갖고 있던 운동화를 빨아서 돌려 신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비가 오면 배송시간이 20~30%는 더 걸린다"고 토로했다.
택배없는 날이 공식화하자 김씨 주변 동료들은 얼떨떨해하면서도 기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왠일이래? 싶으면서도, 택배없는날을 앞으로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들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택배없는 날로 인해 택배기사들이 14~16일 사흘을 쉬게 되면 그다음 날인 17일에 '물량폭탄'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었다.
김씨는 "휴가를 갔다 오면 힘들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조금 계시는데 그래도 일단 저는 쉬는 게 좋다"며 "힘들더라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동료들이) 많이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택배 물량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13~16일 택배 주문 안하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진보당 부산시당과 염태영 수원시장 등 정치권에서도 이 기간 택배 주문 자제를 권했다.
택배없는 날에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등 4대 택배사 외에도 한국우정본부도 동참하기로 하면서 5대 택배사 소속 택배기사의 95%인 약 4만 명이 이날 공식적으로 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최근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이들의 휴식을 보장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며 "8월14일 택배없는 날 지정은 코로나 이후 6개월 동안 늘어난 물량으로 힘들어하는 택배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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