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정윤미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고 1위에 올랐다. 거침없는 상승세로 '이낙연 대세론'을 흔들더니 역전까지 치고 올라왔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냈고 여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 의원 지지율은 당청 지지율과 연동되는 측면이 있어, 최근 부동산 민심 악화에 따른 당청 지지율 하락 측면도 함께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가 19%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후보명을 불러주지 않고 자유응답으로 진행했다. 이 의원은 17%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 앉았다. 3위는 윤석열 검찰총장(9%), 4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 5위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2%)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 여론조사에서 올 1월만 해도 4%에 그치며 이낙연 의원과 20%p 넘게 차이가 났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 적극적인 대응과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 호소력 짙은 민생 대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특유의 '사이다' 발언과 '기본소득' 도입 주장 등 정책 의제 선점과 선명성으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해온 이 지사의 상승세가 다시한번 확인된 셈이다. 지난 16일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지사직을 유지하며 족쇄가 풀린 지 한 달여만으로, 그의 차기 대권 레이스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사직을 유지하며 2심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하지만, 대법원이 돌려보낸 파기환송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지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코로나19 확진자의 대폭 증가와 수해로 도민들의 상심이 큰 상황에서 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 외에 어떤 것도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차분한 입장을 냈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고 평소와 같은 정도로만 언급했다.
'이낙연 대 이재명' 2강으로 자리잡은 민주당의 대권구도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부동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의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지지층도 명확히 갈린다. 각각 호남과 경기라는 지역기반도 다르다. 특히 두 주자가 비교되는 지점은 캐릭터다. 이 지사는 선이 굵고 거침없는 스타일인 반면, 이 의원은 진중하고 언행에 무게감이 있어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에도 호소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듯 대중들이 원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신속하게 반응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유전자를 타고 났다는 평가가 다수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인기 영합을 위해 그냥 정책을 던지는 게 아니다"라며 "정책그룹들과 아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자신의 철학을 차곡차곡 반영해 민심을 정확히 꿰뚫은 정책과 메시지를 냈기에 지지율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이재명 지사를 옭아맸던 법적 이슈나 사생활 관련 잡음들도 이제 다 깨끗하게 없어졌다"며 "이제는 오롯이 이 지사의 능력과 정책들로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에서는 이낙연·이재명 두 대권주자 모두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분류되지는 않기에, 누가 '문심'의 낙점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2012년 대선 경선과 2018년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크게 사이가 벌어졌던 친문 지지층과의 갈등도 조금씩 허물어질 징조들이 보이고 있고, 당 내에서도 '이재명이 요즘 달리 보인다'는 재평가 기류도 흐르고 있다.
다만 이 지사의 경우 경기도정을 책임져야 하기에 여의도 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최근 들어 이재명계 의원들과 모임이 잦지만 그들도 당내 주류 세력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한 이재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민심이 지지율이고 지지율이 자연스럽게 당내 세력을 모으게 되는 것"이라며 "대선주자로서 지지도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주변에 몰릴 것이기에 그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친문 그룹인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의원은 당 대표가 아니니까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그에 비해 경기지사는 지자체장으로 굉장히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고, 중앙정부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의 인기를 모은 이 지사의 '사이다 발언'은 그의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 덕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신천지 관련 대처라든지 몇가지 국민들에게 인상을 남길 만한 언행을 해서 (지지도 상승에) 반영된 것"이라며 "이낙연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그때는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지켜보면 되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에 대한 선호도나 능력뿐 아니라 당청 지지율 측면도 큰 변수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낙연 의원의 경우 당청 지지율에 대한 연동률이 매우 높은 반면, 이재명 지사는 연동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최근 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으로 총리 출신 이 의원은 지지율이 함께 빠지는 양상이지만, 이 지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윤 실장은 "이 지사는 당청 지지율과 반비례 관계로 항상 '난세'의 위기에 지지율이 올랐다"면서 "이 지사가 '여당 내 야당' 이미지를 갖고 있기에 야당에서 주요 주자가 나타기 전에는 이재명의 포지션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에서 대권주자가 드러나면 이 지사에게 투영된 '야당'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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