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아동학대 사건의 첫 재판이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부(지원장 김종수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오후 밀양지원 107호 법정에서 열렸다.
불구속 상태로 기소돼 앰뷸런스를 타고 법정에 들어선 친모 A씨는 취재진의 ‘혐의 인정하느냐’ ‘아이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짧은 머리의 황갈색 수의를 입은 계부 B씨가 107호 법정에 모습을 보이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B씨는 A씨를 찾는 듯 흘깃 방청석을 슬쩍 쳐다봤다. 이내 A·B씨가 피고인석에 자리하고 검찰은 공소 요지를, 변호사는 의견 요지를 재판부에 진술했다. 검사가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으로 아동을 학대하는 등 범행 과정에 대해 말하자 부부는 고개를 떨군 채 눈을 감았다.
이들 부부는 대체로 동요하지 않고 덤덤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A씨와 B씨의 변호인은 각각 대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하지만 글루건을 이용한 범행 등 일부는 부인했다. 불안정한 정신 상태로 저지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을 못한다는 취지였다.
재판부가 “A씨의 심신미약을 주장하느냐”고 물었고 변호인은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정신감정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B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1~5월, 온몸을 때렸다’는 부분은 구체적이지 못하다며 혐의 내용을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첫 재판은 10분여 만에 마무리 됐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와 만난 A씨는 여전히 아무 대답이 없었다.
다만 A씨 변호인은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피해 아동의 외출을 막았고 아이는 계속 나가겠다고 하면서 갈등과 충돌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모의 경우 거제에 거주할 당시엔 3년간 정신과 치료 받았다”며 “막내를 임신하고 창녕 이사 온 후에는 약을 복용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와 B씨 부부는 지난1월부터 5월 하순까지 딸(9)을 테라스나 화장실에서 쇠사슬로 묶어 자물쇠를 채워두고, 쇠막대기로 온몸을 때리고, 달군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에 화상을 입히는 등 잔혹하게 학대한 혐의(상습특수상해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재판은 오는 18일 오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