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케이뱅크는 KT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금 조달이 막혀 카카오뱅크에 ‘1등’ 인터넷은행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대주주의 자금 수혈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 인터넷은행 선두자리를 되찾을지 관심이다. 하반기 인터넷은행 영업대전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1년 새 372% 뛴 카뱅, 적자실적 케뱅
지금까지 실적 면에선 카카오뱅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의 자본조달이 막힌 지난 1년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52억6000만원으로 전년동기의 95억8400만원에 비해 372%(356억7600만원) 증가한 규모다.
카카오뱅크에 월 1회 이상 접속하는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말 1062만명에서 6월 현재 1173만명으로 늘었다. 국내 은행 중에서 1위다.
계좌개설 고객은 1254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44.3%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40대 비중은 47.6%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확산으로 5월 이후 50대 이상 카카오뱅크 계좌개설 비중도 신규 고객 중 17.5%로 늘어나는 등 이용층이 넓어지고 있다.
2분기 자산규모는 24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원 증가했다. 주력 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 대출 잔액은 상반기 14조8800억원에서 17조68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바젤III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비율(BIS)은 6월말 기준 14.03%다. 연체율은 0.22%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명목순이자마진(NIM)은 1.60%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IPO(기업공개)를 위한 실무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며 “모바일에서 완결된 금융서비스로 소비자의 편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케이뱅크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영업실적 면에서 순손실이 2018년 797억원에서 지난해 1008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24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여신과 수신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1조4876억원, 2조5847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각각 1조3366억원, 1조7270억원으로 줄었다. BIS비율은 11.14%로 은행 최하위에 머물렀다.
출범 초기 흥행열풍을 일으켰던 케이뱅크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가입자 수도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말 기준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120만명으로 카카오뱅크 1200만명의 10%에 불과하다.
‘공격영업’ 이문환, ‘속도조절’ 윤호영
BC카드와 우리은행을 주주로 맞은 케이뱅크는 약 4000억원의 자금을 쌓고 재기에 나선다. 대주주의 적격성 문제로 자금 조달에 주춤하는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 후발주자 카카오뱅크에 인터넷은행 선두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1년여 동안 제대로 영업을 못하면서 벌어진 격차를 줄여야 한다.
올 하반기에는 KT의 통신 데이터와 비씨카드의 가맹점 정보 등을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도 발표한다. NH투자증권과 연계한 다양한 증권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3월 취임한 이 행장은 KT와 BC카드를 거치며 통신과 금융을 두루 경험한 ‘인터넷은행 맞춤형’ 은행장이다. 그는 1989년 KT에 입사해 KT 부사장직에까지 올랐다. 2017년 금융보안데이터센터 오픈에 참여했다. 2018년부터 2020년 2월까지 BC카드 대표직을 맡아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BC카드 온라인 플랫폼 ‘페이북’은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 행장은 금융혁신의 아이콘인 케이뱅크를 다시 1위 자리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다. 이 행장은 “주주의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 영업에 적극 나서고 2022~2023년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IPO를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 중반 이후 유상증자를 추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1200만명의 고객을 발판삼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연체율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7월(6월 중 취급) 공시한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서민금융 제외)는 2.81%로 집계됐다. 이는 ▲신한은행 2.38% ▲우리은행 2.49% ▲NH농협은행 2.55% ▲국민은행 2.63% ▲하나은행 2.85% 등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다. 출범 초 높은 금리경쟁력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법인명을 한국카카오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바꾸면서 주식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IPO를 하면 자금조달이 원활해져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등으로 금융업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공동대표를 하다가 국회의원이 된 이용우 전 대표의 자리를 채우지 않고 윤호영 대표 ‘1인 체제’로 리더십을 하나로 모았다. 대신 김광옥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를 부대표로 선임했다. 김 부대표는 한국투자증권 IB(투자은행)본부를 거친 국내 IPO 부문 전문가다.
윤 대표는 대한화재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거쳐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에서 경영지원부문장 및 부사장을 역임했다. 카카오 부사장 재직 시절 처음으로 카카오뱅크 설립을 진두지휘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모바일뱅킹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토대를 다졌기 때문에 올해부터 서비스의 확장과 강화된 고객 경험으로 ‘모바일금융=카카오뱅크’를 떠올릴 수 있는 ‘카뱅 퍼스트(First)’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