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한재준 기자,정윤미 기자 =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승리에 이어 '제4기 민주정부 출범'을 꿈꾸던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이 끝난지 네 달만에 위기를 맞았다.
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에 뒤쳐지고, 집권 3년차 이례적 고공행진을 기록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선으로 무너지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권 교체' 여론까지 높게 나왔다.
14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과의 싸움'보다,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대화와 협치'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락세가 8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에는 당청관계 '리셋'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 39%, 부정평가 53%를 각각 기록했다. 긍정평가가 전주 대비 5%포인트(p) 하락하고, 부정평가가 7%p 오르면서 격차는 14%p로 벌어졌다.
긍정평가 40%선이 붕괴된 건 이른바 '조국 사태'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10개월 만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3%.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 응답은 45%로, '정권 재창출(41%)'을 4%p 앞섰다. 특히 민심의 척도인 수도권에서 야당 후보 당선 여론이 높았다. 서울에서는 야당 후보 당선 응답이 48%를 기록해, 여당 후보 당선을 10%p 앞질렀다. 인천·경기에서는 야당 후보 당선(48%), 여당 후보 당선(41%)을 각각 기록했다. 광주·전라만 여당 후보 당선(73%)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부동산 민심 악화 등으로 인해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당황하면서도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여론이 총선 이후 불거진 각종 문제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이지, 완전히 등을 돌린 게 아니란 것이다.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부동산 관련 법안들이 시장에 효과를 가져오면 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모두 안정을 찾을 것이란 논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시장과의 싸움'에 당의 운명을 맡기려 한다며, 부동산과 함께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독선'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법안 자체의 순기능이나 긍정적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며 "맞는 정책일지라도 올바른 방법과 절차를 밟아 (야당과) 협업하면서 접근했어야 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통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뒤 지지가 회복될 것을 기다리기보다, 지금부터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절대선이고 국민을 이끌고 가야 한다는 옛 운동권식 사고를 벗어나서, 야당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국회를 다수결이 아닌 합의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통화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나 부동산 모두 이념적 성향이 주도한 정책이었고, 그래서 부작용과 민심 이반이 일어나는 것이라면 결국 처방은 협치"라며 "우선 시장과 싸우겠다는 태도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만일 이달 말까지 지지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9월 출범할 차기 지도부는 현재와 다른 당청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른바 '당청관계 리셋'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은 민주당이 '원팀' 당청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하락세가 굳어지면 당청관계의 구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차기 당권주자들이 선제적으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29일 전당대회에서 주요 지지층인 권리당원이 결과의 40%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청와대와 당의 완전한 인적쇄신을 통해 문재인정부 집권 4년차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민주당도 당 지도부가 바뀔텐데 청와대도 새로운 인물을 비서실장에 내세우고, 일부 개각을 통해 신뢰할 만한 일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정권은 유한하지만 정당은 다음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런 기조가 더 유지된다면 민주당이 청와대가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전당대회 끝나고 새 지도부가 강한 리더십을 갖고 여권과 대중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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