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그간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은 'K-방역'이 시험대에 올랐다. 청와대와 국무총리 이하 내각은 현 상황을 K-방역의 성패가 달린 중대 고비로 보고,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으로 확산 차단에 나설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수도권 집단감염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애초 이날 광주에서 오전에는 'KDJ민주인권평화포럼', 오후에는 광주형 일자리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 집단감염이 급격히 확산하자 일정을 취소하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전날(16일) 0시 기준 신규 일일 확진자는 279명이다. 이중 지역발생은 267명으로 수도권에서만 24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수도권 최대 확진 규모를 기록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만 150명에 달했다.
수도권 집단감염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정 총리가 대구 신천지 사태 당시와 같이 매일 중대본 회의를 주재할 수도 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안정 국면에서는 매주 수·금·일 세 차례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그 외는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맡겨왔다.
이런 내각의 비상대응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지시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코로나19 상황점검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코로나 방역에 중대 고비니 정부는 범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코로나 확산저지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특히 SNS 메시지를 통해서는 이번 수도권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일부 교회를 직접 언급하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대규모 집단 감염원이 되고 있는 일부 교회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방역 당국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집단 감염 이후에도 검사와 역학조사 등 방역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큰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정부는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매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뒤 몇 시간 후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광훈 목사를 자가격리 위반, 교회 출입명단 누락 및 은폐, 역학조사 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전 목사 외에도 문 대통령이 강경한 표현을 사용해가면서 단호한 대처를 주문한 만큼 당국은 행정명령과 고발 등 신속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교회는 여러 직업군의 종사자들이 몰리는 곳인 만큼, 교회 내 집단감염을 통한 새로운 지역사회 전파 우려 수위가 매우 높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등 방역 대응에 빈틈이 생길 경우 확진세는 지난 2월 대구·경북 확산세가 급격히 커졌을 때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
정부는 전날부터 서울·경기 지역에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사적·공적 목적의 집합·모임·행사는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지만, 더 강도 높은 대응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도권 대규모 유행은 대구·경북 상황과 비교할 수 없는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전국 2단계, 수도권 3단계로 빨리 올려야 2주 후에 그나마 나은 상황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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