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2015.1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재판 중 피고인에게 범죄 신고자, 목격자 등 사건 관련인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법원이 재판기록을 복사해 교부하는 과정에서 증인, 신고자, 목격자, 제보자 등 사건 관계인의 개인정보를 보호조치 대상에 포함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견인차량 운전기사 A씨는 경찰에 범죄 관련 신고를 했는데 재판과정에서 사건기록을 받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연락해와 재판출석을 요구했다며 이는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침해라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


A씨는 2017년 12월 교통사고 가해 차량을 견인하다가 차량에서 마약범죄와 관련된 물품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2019년 9월 피고인이 A씨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재판에 출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은 A씨에게 3~4차례 전화를 걸어 '잘못된 신고로 억울하게 재판을 받게 됐다'며 재판에 나와 진술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수소문한 끝에 법원에서 재판기록을 피고인 측에 복사해준 사실을 알게 됐다.

인권위 조사에서 법원 담당자는 "피고인 측이 재판기록에 대해 열람·복사를 신청해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에게 결재를 받아 열람·복사를 진행했다"라며 "재판장이 개인정보 보호조치란에 '불요'(필요하지 않음)라고 결재해 그대로 사건기록 사본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피고인과 변호인이 소송 관련 서류를 법원에 신청하면 재판장에 판단에 따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인권위는 법원이 재판기록을 열람·복사해 줄 때 개인정보보호 조치대상을 매우 좁게 설정하고 있어 증인, 신고자, 목격자, 제보자 등 사건 관계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에 미흡하다고 밝혔다.

재판기록 열람·복사해 줄 때 개인정보 보호조치 대상이 되는 사건은 존속살해, 촉탁살인, 강간, 마약 등 강력범죄 사건 중 신원관리카드가 작성된 사건이나 신고자 등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가했거나 우려되는 사건으로 한정된다.

특히 인권위는 A씨의 경우 강력범죄인 마약 관련 신고를 했음에도 법원 예규가 보호조치 대상을 특정범죄 신고자 중 신원관리카드가 작성된 사건으로만 한정하고 있어 제외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법원의 결정이 위법함은 없다고 보고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A씨의 진정사건 자체는 각하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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