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윤종규 회장의 3연임과 관련된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협 측은 "직원 80%가 윤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있다"며 "회추위의 후보자군 선정 절차를 즉각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설문에 응한 직원 10명 중 8명이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선정 방식은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종규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군림했던 6년은 각종 의혹과 잡음으로 점철된 시간"이라며 "회추위는 문제점이 확인된 선임 절차를 즉각 시정하라"고 밝혔다.

KB노협은 이달 12일 소속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KB금융그룹은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선발 절차에 돌입했다.


회추위는 10여명 남짓의 내·외부 후보자군(롱리스트) 가운데 4명의 회장 최종 후보자군(쇼트리스트)을 오는 28일 확정한다. 다음달 16일에는 최종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회장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한다.

KB노협은 회추위의 후보자군 선정 절차가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회장 추천 절차에 참여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는 후보자군을 일방적으로 리스트에 넣었다는 얘기다. 사실상 윤 회장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주장이다. 이에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10월 열린 리브모바일(LIIV M) 론칭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머니S DB

"직원 80% 3연임 반대했다" 주장

설문에는 소속 조합원의 45.7%(7880명)가 참여했다. 이 중 79.5%인 6264명은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단기 성과 위주로 업무강도가 심화됐다"는 응답이 32.2%(2019명)로 가장 많았다. "직원 존중 및 직원 보상관련 의식 부족"은 30.6%(1918명)을 기록했다. 이밖에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 필요"와 "채용비리 의혹 등 윤리 의식 부족"이라는 응답이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KB노협은 "윤종규 회장이 KB금융그룹 최고경영자로 있던 6년간 친인척 채용비리, 노조 선거 개입, 극단적 노사관계로 인한 총파업 등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회추위에 대해서 KB노협은 "'4인의 회장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을 선정한 뒤 참여 의사가 없는 경우 차순위자를 참여 시킬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요식행위'라는 의혹을 비껴갈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노협은 롱리스트 방식에 대해 "1위와 8, 9, 10위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거나 윤종규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후보가 고사하는 경우 실제 회장이 되겠다는 의사가 없음에도 단순히 외견상 경쟁 규도를 형성하기 위해 들러리를 서는 상황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요식행위로 현 회장에 유리한 구도를 유도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직원이 반대 의견을 낸 상황에서 요식행위를 답습하고 있는 이번 회장 추천 절차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KB금융그룹 측은 회장 후보 추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지난 5월말부터 약 한달간 주요 기관주주, 직원 대표, 노동조합 대표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이메일, 컨퍼런스콜, 면담을 진행했다"며 "당시 의견은 회장 추천 절차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KB노협의 롱리스트 명단 공개 요청에 대해서는 "롱리스트는 회추위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구성하는 후보군"이라며 "KB뿐 아니라 다른 곳도 롱리스트 명단을 공개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