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현장을 돌아보면 하천 정비 문제가 심각하다. 제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비가 안되어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전북 정읍·고창에 지역구를 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물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 조명래 장관을 향해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다. 환경부가 댐 방류량 조절에 실패해 마을로 물이 넘쳐흐르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회 지적한 '하천'…국가하천은 국토부, 지방하천은 시·도지사 관할
반면 현장을 직접 살펴봤다는 윤 의원은 국토부와 지자체 소관의 하천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고 비판했다. 이날 윤 의원이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의 홍수 관리 능력을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배경이다.
같은당 이수진 의원 역시 "이번 수해는 지방하천의 제방관리 부실이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하천법 제2조는 국토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하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보전하는 '하천관리청'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제71조는 하천관리청에 대한 감독권이 국토부 장관에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국회가 지적한 하천 관리의 책임이 국토부 장관과 수해가 발생한 각 시·도지사에게 있다는 얘기다.
또한 하천법 제3조는 강의 큰 물줄기인 국가하천은 국토부 장관이, 지류인 지방하천은 그 관할 구역의 시·도지사가 관리한다고 명시해 하천 종류에 따른 책임 소재를 구분했다.
◇도지사들도 '하천'이 문제라는데…일부 지자체, 환경부에 보상 촉구
이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1일 '집중호우 긴급점검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하동은 섬진강 유역이고 합천은 황강 유역으로 모두 국가하천의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라고 말했다. 이번 폭우 피해의 원인을 국토부 소관의 국가하천으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3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집중호우 대처상황 대책회의에서 "국가하천보다 지방하천이 피해가 커 국비지원을 통한 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지방하천 관리를 담당하는 이 지사가 자신의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문제는 피해지역 주민은 물론 수해의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지자체마저 이번 피해의 책임을 온전히 환경부와 산하기관인 수자원공사로만 돌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전남 곡성군·구례군·광양시, 경남 하동군 등 7개 시·군의회 의장들은 지난 18일 섬진강댐의 방류량 조절 실패로 인한 수해 보상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수해가 '수자원공사와 환경부의 안일한 대처가 부른 인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방류량 조절 실패에 대한 책임 인정과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환경부에 비난여론 십자포화…국토부·지자체 하천 문제 관심 밖으로
물론 댐건설법(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는 댐 관리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환경부는 이에 '댐관리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10월까지 조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자체조사 결과 환경부나 한국수자원공사의 잘못이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이나 손해배상 조치를 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다만 환경부의 댐 관리에만 여론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면서 정작 부실한 하천 관리는 대중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양상이다. 하천관리를 담당하는 국토부와 지자체가 이번 폭우 피해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는커녕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환경부와 국토부가 댐과 제방관리를 두고 각각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는 않을지 우려된다"면서 "홍수예방 정책이 헛돌 가능성이 있고 결국 비효율적인 홍수예방 사업은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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