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광복절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일로다. 결국 정부가 수도권 교회 현장예배와 소모임 등을 전면 제한하는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개신교 일각의 반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개신교계 내 보수 성향 단체를 중심으로 대면·현장 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불복 움직임이 점차 공식화되고 있다. 감염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종교탄압 비판 부담에도 정부·지자체가 대면예배 강행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서울·경기에 이어 인천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대면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고 교회도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 발표에 개신교계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방역강화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교총은 정 총리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3인 대표회장 명의 입장문을 통해 "향후 2주간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서는 공예배(현장 예배)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여 온라인 예배로 진행하고, 일체의 소모임과 교회 내 식사, 친교모임을 중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개신교 일각에서는 정부의 '비대면 예배'를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분출하고 있다. 39개 교단과 10여 개 단체가 속해 있는 보수 성향의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대표적이다. 한교연은 사랑제일교회 철거 강제집행에 "사유재산권 침해이자 종교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온 단체이기도 하다.
한교연은 지난 19일 소속 회원들에게 '긴급 공지사항'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든 교회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보다 철저히 방역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예배는 구원받은 성도들의 영적 호흡이요, 생명의 양식을 공급받는 통로입니다. 따라서 생명과도 같은 예배를 그 어떤 경우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전파했다.
한교연은 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 직전 정부 방역지침에 정면 반기를 드는 내용을 보냈다가 이후 내용을 다소 순화한 표현으로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한교연은 "한교연에 소속된 교단과 단체는 현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지역 교회의 예배금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교회는 정부 방역 지침대로 철저히 방역에 힘써야 할 것이며, 우리는 생명과 같은 예배를 멈춰서는 안 된다.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한교연이 함께 지겠다"는 내용을 발송했다.
한교연의 회원공지는 "예배 금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 등 표현이 삭제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비대면 예배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은 동일하다.
한교총과 한교연의 엇박자는 교단 총회보다는 각 교회의 입장이 우선시되는 개신교계 체계 특성으로 풀이된다. 또한 교회에 모여 예배하는 것이 성경 교리상 옳다는 인식이 강해 현장예배를 고집하는 특성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교회수호결사대 등 보수단체연합 소속 10여명도 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배는 기독교인에게 생명과 같은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낮은 방면 청와대와 행정부, 언론은 미리 입을 맞춘 듯 한국교회를 때려잡으려는 마녀사냥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개신교 일각의 반발에도 대면예배 강행에 대해선 우려와 비판을 제기하는 여론이 더 높다. 교회가 수도권 코로나19 전파의 주요 통로로 지목된 상황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개신교계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는 강경한 입장이다. 정 총리는 담화에서 "관계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강화된 방역 조치의 시행을 위해 세부 지침을 충실히 준비해 주시고, 꼼꼼히 현장을 점검해 위반 사례가 없도록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하며 적극적 행정력 동원을 지시한 바 있다.
개신교 일각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비대면 예배 조치 이후 첫 주일인 오는 23일이 정부의 방역의지를 시험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교연을 비롯한 소규모·영세 교회의 대면예배 강행시 행정당국과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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