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경기도 한 지자체 공무원 A씨는 지난해 여직원의 머리와 얼굴을 만지고 키스를 시도하고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 해임 처분을 받았지만, '징계 전력이 없으며 암 투병 중인 배우자가 있다'는 이유로 감경됐다.
대구시 공무원 B씨는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사타구니가 가려워 자주 긁는다"고 말하는 등 10개월에 걸쳐 성희롱했지만 2개월 정직에서 감봉 3개월로 경징계 처분됐다. "소청인의 경박한 언행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별다른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공무원이 징계나 그 의사에 반하는 불이익 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제도인 '소청(訴請)'을 통해 징계가 감경된 사례들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21일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가리지 않고 성비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애초부터 낮은 솜방망이 처벌에 소청심사위원회(소청심사위)에서조차 성범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공무원들의 성비위를 선처해주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며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인사혁신처와 함께 17개 시·도로부터 각각 받은 최근 5년간(2015~2019) 성폭력·성희롱·성매매로 징계받은 징계를 받은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소청 심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국가공무원 367명 중 90명(24.5%), 지방공무원 137명 중 47명(34.3%)이 소청 심사를 통해 징계처분을 감경받거나 처분이 취소됐다.
문제는 소청을 통한 '징계처분 감경 기준'이 자의적이거나 불분명하고 피해자 입장이 아닌 가해자 입장에서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의원이 자세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와 각 시·도 지방소청심사위는 "소청인이 싶은 반성을 하고 있다" "징계 전력이 없다" "피해자와 평소 친분이 있었다" "피해자도 일부 원인 제공을 했다" "소청인에게 성적 의도가 없었다" "의도하지 않은 과거 관례적이었던 성적 언행"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이 의원은 "부당한 징계에 따른 불이익을 구제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소청심사제도가 비위 공무원의 구제 창구로 변질됐다"며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성비위에 한해서만이라도 여성전문가들이 참여한 중앙차원의 특별기구를 만들어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의 소청을 일괄 심사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비위의 경우 인사혁신처 산하에 여성전문가들이 참여한 '성비위특별소청심사휘원회'를 설치해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소청을 심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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