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 성북구 자신의 사택 인근에서 구급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0.8.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밤이 되면 도심 곳곳 뾰족히 솟은 첨탑마다 십자가가 빛난다. 흔히 '6만 교회, 15만 성직자, 1000만 성도'로 표현하는 개신교의 상징이다. 불교와 천주교를 제치고 우리 생활 속 가장 깊숙이 파고든 종교는 가히 개신교라 할만하다.
많은 신도수 만큼이나 개신교에는 다양한 분파가 존재한다. 교리에 대한 해석, 믿음의 실천방법에 따라 일견 비슷하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공존한다. 개신교가 지금의 성세를 이룰 수 있었던데는 각 종파나 분파에 따라 의견차이가 있어도 큰 틀에서 서로를 인정하며 존중해온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종교의 틀과 영역을 넘어서 일방적 진리를 외치는 일부 개신교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교분리를 명확히 한 헌법정신을 무시한채 '대통령 하야'를 광장에서 외치며 노골적인 정치세력화를 꾀한다. 전례 없는 감염병 위협 속에 자중 중인 사회구성원의 노력을 한 순간 무너뜨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있다.


대통령 하야와 부정선거를 부르짖는 이들은 극우세력과 어우러져 경찰을 향해 폭력을 사용했다. 법원이 '참가자 100인'으로 한정해 내어준 집회에 버스를 동원해 전국에서 시위자를 실어날랐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지침도 귓등으로 흘러버렸다. 감염자들이 방역당국을 피해 도망다니고, 심지어 의료진을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족쇄 풀린 종교인들의 방종, 그 결과는 처참하다. 21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 324명이 추가돼 지난 3월8일 367명 이후 166일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 8일간 누적 확진자가 무려 1900명에 달한다. 대구에 집중됐던 올초와 달리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발생했다. 신천지교회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측은 왠일인지 당당하다. 집단발병이 자신들을 겨냥한 '테러'라고 주장하고, 정부의 비대면 예배 지침에는 "종교 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측의 비상식적 주장은 그들이 '이단'으로 지목해온 신천지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닮은 꼴이다. 방역을 위해 교인명단을 확보하려던 경찰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결사적으로 막아섰다. 신도 숫자와 명단을 속여 방역 혼선을 초래하고도 '피해자'라고 지칭해온 신천지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들이 신천지 보다 더 악질적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한다. '이단'이란 따가운 눈총 속에 움츠러든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나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이나마 연출했다. 반면 전광훈 목사는 여전히 '테러에 의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합리적 이성을 갖춘 개신교인들은 일찌감치 이들에게 등을 돌렸다. 비상식적인 주장에 근거한 초법적 행위로 금도를 넘어선 이들에게 정부가 더 이상 관용을 베풀 이유는 없다. 국민 대다수의 생명과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이끈 이들을 일벌백계 해야 한다. 종교의 방패막 뒤에 숨어 대한민국 체제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더는 묵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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