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발니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차를 마신 뒤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를 둘러싼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독일이 그의 이송을 돕고 나섰지만 러시아 병원이 이송을 막아섰고, 독살설이 대두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 측은 "독살 주장은 추정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 말바꾼 러시아 병원 "나발니 이송 안된다" :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시베리아 서부 옴스크의 한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낀 채 치료받고 있다. 나발니 측 대변인은 공항 카페에서 마신 차에 들어간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지역 보건부는 그의 의식불명 상태가 의학적으로 유도된 것이 아니라고 소견을 밝힌 반면 그가 입원한 병원은 아무런 진단도 내놓지 않았다. 급기야 독일에서 나발니를 태우기 위해 항공기가 이날 새벽 떠나 옴스크에 도착했는데 병원은 그의 이송을 막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병원의 주치의는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해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는 친인척들의 주장을 들어주기 어렵다며 그의 이송을 거부하고 있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치료받고 있는 시베리아의 한 병원 © AFP=뉴스1

◇ 크렘린 "독살은 추정일 뿐" : 병원도 정부도 그간의 입장을 180도 뒤집었다. 앞서 주치의인 아나스타샤 바실예바는 나발니를 유럽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크렘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또한 나발니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면서 해외 치료가 필요하면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송이 거부되자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나발니의 목숨이 달린 이송이 의사들과 기만적인 당국에 의해 지금 금지되고 있다"고 분개했다. 푸틴 대통령 측은 독살 주장은 추정일 뿐이라며 독살설도 일축했다.

◇ "나발니에겐 수백명의 적이 있었다" :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격렬한 비판자 중 한명이었다. 그는 2017년에도 얼굴에 녹색 염료가 튀면서 눈에 화상을 입는 등 고통받았다.


지난해 시위로 잠깐 복역 중에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몸에 발진이 생기는 독극물 중독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증세를 겪었다. 푸틴 측을 비롯해 그를 증오하는 이들의 화학적 테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 분석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나발니가 소셜미디어에서 부패척결 운동을 이끌어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유명 인사임을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그에게는 수백 명의 적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