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미래통합당의 '호남 구애'가 뜨겁다. 호남 민심은 '지지율 소폭 상승'이라는 결과로 응답했지만 아직 통합당에 마음을 완전히 열었다고 보기엔 이르다. 오래되고, 깊은 골을 메우기엔 통합당이 진정성을 증명해야만 한다.
김 위원장이 무릎을 꿇었지만, 호남 홀대, 5·18 민주화운동 부정 또는 왜곡, 당내 인사들의 호남 비하 발언 및 막말 등을 극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여기에는 통합당이 다시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는 의심도 깔려 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배신의 역사'다. 과거 보수정당이 필요에 따라 호남을 끌어안았다가 홀대한 역사로부터 온 '학습효과'다.
실제로 호남과 통합당 간 구원(舊怨 )은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초기에 불식되는 것처럼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과거 한나라당(통합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2004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은 보수정당에서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에 선출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국정 운영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등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친박계 강경파가 득세하고, 황교안 전 대표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호남과의 거리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어졌다.
당 최고위원이었던 김순례 전 의원은 5·18 유공자를 일컬어 "종북 좌파들이 만들어낸 괴물 집단"이라는 망언을 했고, 김진태·이종명 전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국회로 불렀다. 이 전 의원은 '폭동'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이 같은 과거와 결별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는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이유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 수해 복구 현장에 내려가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지만 통합당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의미 있는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13일 발표에서는 10.8%였고, 17일 발표에서는 14.1%였다. 김 위원장이 광주에서 무릎을 꿇은 하루 뒤인 20일 발표에서는 17.5%였다(리얼미터 8월 2~3주차 집계, 조사 개요 등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총선 직후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4월 3주차 지지율인 11.9%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5·18 3법'에 통합당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도 관건이다.
5·18 3법은 Δ5·18 역사왜곡처벌법 Δ5·18 공법단체설립법 Δ5·18 유공자예우법이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대의견이란 건 토론과 설득 과정을 통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지만 '광주 무릎 사과'를 향해서도 비난을 퍼붓는 당원들이 적지 않은 만큼 지도부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밖에 김 위원장의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현실적 제약, 5·18 민주화운동에 적대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강성 당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 정경희 통합당 의원이 '1948년 건국론'을 꺼내드는 등 잡음이 났던 점 등을 고려하면 과연 통합당이 역사의 매듭을 완전히 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통합당이 취한 호남 중시 행보들은 Δ새 정강·정책 초안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명시 Δ전남 구례·전북 남원 수해 지역 봉사활동 Δ국민통합특별위원회 설치 Δ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 및 호남 지역 인사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 추진 Δ19일 광주 방문 및 참회·사과 등이다. 통합당은 당분간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호남 바라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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