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일창 기자 = 내달 1일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 기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닻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법 모법을 개정해서라도 출범을 밀어붙이려 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속도 조절에 들어간 사이 미래통합당은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결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안정세에 접어들거나 당 지지율이 어느 한 당에 쏠리지 않는 한 안갯속에 빠진 공수처 출범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통합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21일 발송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정기국회 개회식(9월1일) 전까지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접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의장이 통합당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추천을 요청한 건 지난 6월말에 이어 두 번째다. 공수처 출범을 위한 후속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이제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야 모두 신중한 반응이다. 통합당은 공수처법 자체를 위헌으로 보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한 상태여서 헌재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공수처법의 절차적 부당성과 위헌성으로 인해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지난 2월19일 공수처법이 입법·사법·행정 등 삼권분립에 반하고, 초헌법적 국가기관의 탄생이라는 점 등을 들어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 3월 사건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는 않은 상태다.
통합당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추천위원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는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밀어붙였을 때 넋 놓고 당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하지 못하게끔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고 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모법 개정카드까지 꺼내며 강경대응을 검토했던 민주당은 일단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부동산임대차 3법과 세법 등 후속 법안의 강행처리로 민심이 악화한 상황에서 공수처법까지 강행 처리할 경우 더 큰 후폭풍이 예상되면서다.
이달초만 해도 민주당은 공수처 모법 개정과 관련, 구체적인 법안도 준비가 돼 있고 통합당이 끝까지 거부하면 모법을 고쳐서라도 입법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교섭단체가 추천을 거부할 시 국회의장 직권으로 추천위원을 지정하는 대안까지 마련했다가 삭제한 건 통합당의 협조를 끌어내려는 의도였는데, 통합당이 끝내 보이콧한다면 국회의장의 직권 지정을 넣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입법 독주 여론 등으로 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공수처 모법 개정 등을 언급하던 기존 강경론에서 한발 물러서 여론을 주시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가 8월 결산국회가 시작되는 지난 18일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다른 대책을 펼 것이라고 통합당에 경고했지만, 민주당은 최후통첩을 거둬들이면서 "이 대표가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공수처와 관련해 속도전으로 가기보다 야당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랑 당연히 더 협상해야 한다"며 "지금 무슨 공수처 모법 개정을 하겠느냐"며 공수처 관련 언급을 피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을 위해 국회에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를 두도록 돼 있으며, 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추천위원 중 야당 교섭단체에서 2명을 선정해야 한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원회에서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통합당 몫 위원 2명이 추천을 거부하면 남은 위원 5명으로는 공수처창 추천 요건을 충족할 수가 없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추천이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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