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노정희 대법관이 현직 대법관으로는 두 번째로 '사법농단'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법원행정처로부터 통합진보당 관련 자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2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판기일에 노 대법관을 증인신문했다. 현직 대법관이 '사법농단'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지난 11일 이동원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2014년 12월 통진당 정당해산 결정 뒤 헌법재판소가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리자, 법원행정처가 나서 '국회의원의 지위존재 여부 판단권이 헌재가 아닌 법원에 있다'는 취지의 하급심 판결을 유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전 통진당 의원들이 제기한 지위확인 행정소송과 관련해 '헌재의 결정에 대해 법원이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 담당 재판장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대법관은 옛 통합진보당 소속 이현숙 전 전북도의원이 낸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 퇴직처분 취소 및 지방의회의원 지위확인청구소송 2심 사건 재판장이었다.
이날 노 대법관은 선고 전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은 있다고 말했다.
노 대법관은 "전반에는 일상적 안부인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 가볍게 대화했고, 그러다 '통진당 지방의회 의원 사건이 계류 중이지 않냐'고 이 전 위원이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위원이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으로 통진당 사건에 관해 회원들과 함께 공부를 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며 "그런데 저로서는 사건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회의원 사건에 관해 법원이 본안 판단을 할 수 있을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을 알고 있었는데,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사건은 쟁점이 다르다"며 "국회의원 사건에 대해 공부를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사건은 주요 쟁점이 다르다는 식으로 가볍게 이야기 했다"며 그외에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대법관이 이 전 위원과 통화한 이후 통진당 국회의원 관련 행정소송 판결문 등을 조회한 사실을 놓고 "이 전 위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조회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노 대법관은 "그랬을 수도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경위나 동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임 전 차장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2016년 2~3월께 노 대법관에게 전화해 법원행정처에서 만든 참고자료를 보냈다고 기재돼있고, (노 대법관의) 승낙을 받았다고 돼있다"고 물었다.
이에 노 대법관은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노 대법관 "제가 아무리 기억을 뒤집어봐도 없고, 설사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그걸 다르게 기억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법관은 이 전 실장으로부터 '각하는 부적절하고 본안판단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이 전 실장과 자신이 그런 말을 할 만한 사이도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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