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이적한 선수들이 각자의 팀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양의지(NC 다이노스),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사진=뉴스1
흔히 두산 베어스의 팀컬러를 '화수분'이라고 표현한다.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대거 육성해 주전급으로 키워내며 갑작스런 공백에도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많은 주전 선수들이 육성 과정을 거쳐 핵심 선수로 성장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한다.
일부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해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새로운 팀으로 떠나기도 한다. 최근 몇 년새 민병헌(34)과 김현수(33), 양의지(34) 등 호화 멤버가 각각 팀을 떠나 보다 많은 돈을 주는 팀을 찾아갔다.

양의지, NC 주장 완장차고 핵심 주전으로 활약


포수 양의지는 2018년 FA 자격을 취득한 뒤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2년째 새로운 팀에서 핵심 선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적 첫해인 2019년 타율·출루율·장타율 3관왕에 올랐고 이만수(1984년) 이후 35년만에 포수 출신으로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야구선수에겐 최고의 영예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는 기쁨도 있었다.


NC의 주장으로 선발된 이번 시즌에도 77안타 14홈런 63타점 0.301의 타율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는 2015 WBSC 프리미어 12 대회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 대회에서도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김현수, 원래 LG맨?… 핵심 중 핵심


두산 시절 '타격 기계'로 불렸던 김현수는 2015시즌 종료 이후 FA 계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떠났다. 미국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국내 복귀를 추진했고 4년 총액 115억원에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김현수 역시 LG의 핵심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2018년부터 164안타 20홈런 101타점 0.362의 타율로 개인통산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그해 시즌 KBO리그 타격왕도 그의 몫이었다. 시즌 막판 부상만 아니었다면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이듬해인 2019시즌에는 공인구 교체와 잦은 포지션 변경의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다소 성적이 처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심 타선에서 기둥 역할을 하며 LG를 3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김현수는 올시즌에도 128안타 19홈런 78타점 0.350의 타율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타율은 전체 3위에 해당한다. 


민병헌, FA 3년차 부진한 시즌 


민병헌도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2006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민병헌은 첫 시즌부터 1군 80경기에 나서는 등 기대주로 활약했다. 그는 FA 자격을 얻어 2017년 말 롯데 자이언츠와 4년 80억 계약을 맺으며 둥지를 옮겼다. 2018년 시즌 공수 모두에서 활약하며 팀의 안정화에 기여했고 1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개인 최고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2019시즌에도 팀의 극심한 부진과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지만 그나마 제 몫을 다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시즌들어선 62안타 2홈런 19타점 0.240의 타율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엔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올시즌 후 10명의 FA, 두산 떠나나?


이번 시즌이 끝나면 두산은 무려 10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허경민·유희관·오재일·이용찬·정수빈·최주환이 새롭게 FA 자격을 취득한다. 김재호·이현승·권혁·장원준 등 FA 재취득 예정 선수도 4명에 달한다. 대부분 팀의 주축을 이루는 주전 선수들이다.

일부 선수들이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더라도 대규모 자원 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팀에 남아 화수분 야구의 영광을 이어갈지, 이적을 통해 새로운 팀에서 도전에 나설 것인지 두산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