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이적시장은 첼시에게 마치 한을 푸는 무대와 같다. 공격과 중원, 수비에 있어 주전급 선수들을 쓸어담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듯, 많은 선수들이 첼시의 영입 후보로 오르내린다. 이번 시즌 턱걸이로 유럽클럽대항전 진출 자격을 확보한 팀이 순식간에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약점만 보강한다… 첼시 이적시장, 어디까지 왔나
지예흐는 2018-2019시즌 아약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끈 공신 중 한 명이다. 날카로운 왼발을 지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 어디에서든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2016년 아약스 입단 이후 기준으로 에레디비지에(네덜란드리그) 최다 공격포인트(89개, 38골51도움)의 주인공이 바로 지예흐다. 레알로 떠난 아자르의 공백을 직접적으로 메울 수 있는 자원이다.
지예흐 영입은 약과였다. 지난 6월 RB라이프치히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품에 안았다. 라이프치히 구단 역대 최다득점(95골)의 주인공을 데려오기 위해 첼시가 쓴 돈은 5000만파운드(약 780억원)였다. 유럽 최정상급 공격자원을 데려오면서 1억파운드를 채 넘기지 않은 것이다. 공격을 보강한 첼시는 수비로 눈을 돌렸고 27일 그토록 원하던 벤 칠웰까지 영입했다. 칠웰의 이적료는 베르너와 비슷한 5000만파운드로 알려졌다.
첼시가 공수 주력 자원 3명을 사오며 투입한 금액은 1억3500만파운드(한화 약 2110억원)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웬만한 정상급 선수 1명의 몸값으로 1억파운드가 마치 과잣값처럼 거론되는 현 시대상을 비춰보면 결코 과투자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골키퍼 포지션도 첼시의 이번 여름이적시장 속 '뜨거운 감자'다. 주전인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는 신뢰를 잃었고 후보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는 나이가 너무 많다(1981년생). 새 골키퍼 물색이 이뤄지는 가운데 얀 오블락(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드레 오나나(아약스), 닉 포프(번리), 미케 마이난(릴)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첼시의 '뜨거운 여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첼시의 야망은 우승으로 향한다"
당시 첼시의 영입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 당대 이름날린 선수들보다는 비교적 주목이나 기대가 떨어졌던 선수들이 영입된 뒤 구단 역사를 뒤흔들었다는 점이다.
1300만유로의 페트르 체흐 골키퍼, 3000만유로의 히카르두 카르발류, 1600만유로의 프랭크 램파드(현 첼시 감독), 1800만유로의 아르연 로벤, 1800만유로의 니콜라 아넬카, 3500만유로의 아자르까지. 다들 500억원도 안되는 가격에 첼시로 넘어와 큰 족적을 남겼다. 되레 안드레이 세브첸코, 페르난도 토레스 등 시끌벅적하게 영입됐던 스타 플레이어들이 첼시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첼시는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결코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자신들이 꼭 필요했던 포지션에 가장 적절한 유형의 선수들을 물색해 적당한 몸값에 데려온다. 협상력도 인상적이다. 레스터 시티가 8000만파운드를 고집하던 칠웰을 5000만파운드에 데려온 것이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정말 '작정하고' 나선 첼시다.
공격적인 영입의 최종 목표는 결국 우승 탈환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이적 전문 패널 다메시 세스는 칠웰의 이적 소식이 발표된 뒤 방송에서 "첼시가 단순히 4위권 진입만을 목표로 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리그 양강으로 손꼽히는 리버풀-맨체스터 시티를 이기기 위해서 효율적인, 하지만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치밀하게 약점을 보완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첼시를 이끌고 있는 램파드 감독은 부임 첫해 메이슨 마운트, 태미 에이브러햄, 칼럼 허드슨-오도이 등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워 효과를 봤다. 올리비에 지루와 마테오 코바치치 등 경험 많은 선수들도 여기에 적절히 융화됐다. 성공적인 신구조화를 이뤄낸 셈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램파드 감독이, 원하는 자원들을 움켜쥔 다음 시즌 어디까지 향할지는 오는 프리미어리그 새 시즌을 바라보는 가장 흥미로운 관점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