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각 상임위 회의장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비말 차단 칸막이가 설치됐다. 2020.8.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주뉴질랜드대사관에서 발생한 한국 외교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 장관은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청와대 조사 보고서에 장관의 책임을 지적한 내용이 있었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청와대 보고 결론에 (관련 지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라며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 내용과 관련된 질문에는 "지난주 외통위 이후 보고서와 첨부물을 상세히 검토했고 많은 부분에서 소홀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들여다 볼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세부 내용과 관련해서는 "본부와 공관의 여러 직원들이 연루돼있다"며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외교부가 해당 외교관에 대한 잘못을 인정해 징계를 하고, 피해자의 진술을 검증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이 의원의 지적에 "사건 발생 당시, 공관 조사, 몇달 뒤 우리 감사실 조사에서 피해자가 한 진술과, 본인이 뉴질랜드 경찰 당국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진술한) 내용에 새로운 부분들이 있다"며 "새로운 부분들에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관련해 "이러한 사실관계가 충분히 점검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의 국격, 외교관계의 기본을 고려했을 때 제가 쉽게 고려할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라며 "피해자의 고통을 십분 공감하지만, 장관으로서 공개발언은 정치적·외교적·법적 함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 25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뉴질랜드 정부, 피해자에 사과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상대국에 대한 사과는 쉽사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격과 주권을 지키면서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우호관계를 다져온 뉴질랜드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법치주의·인권·자국민 보호의 가치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더욱 더 관계를 돈독히 발전시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교관 A씨는 지난 2017년 말 주뉴질랜드대사관에서 근무하며 세 차례에 걸쳐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성추행 의도가 없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지난 2018년 감사를 진행한 뒤, A씨에게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지난해 관련 수사를 시작했으며, 지난 2월에는 뉴질랜드 법원이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뉴질랜드 매체들은 한국 대사관이 현장검증이나 폐쇄회로(CC)TV 영상 제출, 직원 인터뷰 등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A씨 사건은 지난달 한-뉴질랜드 정상 통화에서도 언급됐다.

외교부는 A씨에 대해 지난 3일 A씨에 대해 "여러 가지 물의를 야기했다"며 귀임발령을 냈다. A씨는 보직 없이 본부 근무 발령을 받은 상태이며, 지난 17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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