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 공격의 핵인 일류첸코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올 시즌 경기 당 1골이라는 무시무시한 득점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는 울산의 골잡이 주니오는, 사실 지난해까지는 '불운한 2인자' 이미지가 있었다.
지난 2017년 대구FC의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선을 보인 주니오는 2018년 울산현대로 이적하면서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했다.

든든한 동료들을 만난 주니오는 그해 32경기에 나서 무려 22골을 터뜨렸다. 득점왕이 가능한 수치였으나 주니오의 2018년 득점랭킹은 3위였다. 말컹(당시 경남)이라는 괴물이 26골을 넣었고 제리치(당시 강원)도 24골이나 넣은 탓이다.


지난해에도 주니오는 19골을 넣었다. 하지만 수원삼성의 타가트가 20골을 기록하면서 또 최다득점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다. 2015년에 김신욱(당시 전북)이 18골로 득점왕을 차지하고 2014년의 산토스(당시 수원)는 14골이라는 기록으로 최다 득점자가 됐던 것을 떠올린다면 주니오 입장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렇게 2년 동안 쌓인 한을 2020년 들어 한방에 날리고 있는 주니오다. 주니오는 18라운드까지 치른 2020시즌 현재 21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경기 당 1골이 넘는 확실한 결정력으로 울산현대의 리그 선두 질주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사실상 득점왕은 예약한 상태다.

주니오가 그간의 설움을 완벽하게 털어내고 있는 사이, 공교롭게도 또 다른 선수가 아픔을 이어받고 있는 모양새다. 대상은 포항스틸러스가 자랑하는 외국인 4총사 '일오팔팔(1588)' 라인에서도 선봉에 서는 일류첸코다.


일류첸코는 30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전반 20분 상대 나상호에게 먼저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으나 후반 6분과 후반 10분 잇따라 터진 일류첸코의 득점과 함께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에게 성남전은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개막 후 줄곧 상위권을 달리던 포항은 무더위와 함께 힘겨운 행보를 보였고 최근 5경기에서는 2무3패 부진에 빠졌다. 성남전 역시 먼저 골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했는데, 일류첸코 덕분에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2골 모두 해결사다운 결정력이었다.

일류첸코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팔로세비치의 킥이 문전 앞으로 향하자 상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힘과 높이를 자랑했다. 이때는 우직한 스트라이커였는데 역전골 때는 감각적인 킬러였다.

4분 뒤 일류첸코는 이광혁의 도움을 받아 승부를 뒤집는 추가골도 넣었다. 이광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크로스를 발을 쭉 뻗어 툭 건드려 밀어 넣었다. 일류첸코를 마크하던 성남 이창용은 실점이 된 것을 확인한 후 주먹으로 필드를 내리치며 안타까워했다. 수비수 입장에서 너무도 잘 쫓아간 마크였는데 억울할 정도로 일류첸코가 더 잘했다.

일류첸코의 활약 덕분에 포항은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8승4무6패(승점28)로 4위를 마크했다. 3위 상주(9승4무5패 승점 31)와의 격차를 유지하는 중요한 승리였다.

이날 2골을 추가한 일류첸코는 시즌 12호 득점으로 주니오에 이어 득점 2위 자리를 지켰다. 주니오 추격은 버겁지만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와 지난해 K리그2 득점왕 광주 펠리페(이상 10골)의 추월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일류첸코는 도움 부문도 2위에 올라 있다. 지금껏 5개의 어시스트를 작성, 소속팀 동료 팔로세비치를 비롯해 김인성(울산), 정승원(대구/이상 6도움) 등 선두그룹을 1개차로 쫓고 있다. 골과 도움을 합친 공격 포인트 역시 17개로 주니오(21골+2도움)에 이어 2위.

그야말로 팔방미인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일류첸코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2위나 2인자를 위한 자리가 많지 않으니 올 시즌의 주인공은 주니오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올해의 일류첸코 역시 일류라 불러도 좋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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