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노스캐롤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DC에 돌아온 뒤 전용기에서 내려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행정부가 올해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의분담금은 6200만달러(약 736억원) 규모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각) 열린 브리핑에서 “백악관은 WHO를 개혁할 핅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는 WHO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WHO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7월에는 “WHO가 중국에 지나치게 편향적”이라고 밝히며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지금 철회된 분담금은 유엔 산하 다른 기구에 돌아갈 예정이다.


미국이 WHO 내에서 하던 역할을 당장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미 국무부는 “WHO 탈퇴가 완료되는 내년 7월까지는 미국의 보건, 상업, 국가 안보와 관계된 WHO 주관 회의에 계속해서 참여할 것이며, 취약국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구호 프로그램에도 일회성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 WHO 철수에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리비아, 시리아의 코로나19, 소아마비, 독감 퇴치 사업에 1억800만달러(약 1282억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발표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배포 프로젝트 '코백스'(Covax)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에 나왔다.


미국의 이런 행보에 세계 각국 정부와 의료 기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미국의 WHO 탈퇴 결정은 각계의 비난을 받았고, 이번 분담금 납부 거부는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치우친 WHO는 실효성이 없고, 코로나19 대응에서 반복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비록 탈퇴를 기정사실화했지만, 미국도 아직 문을 열어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등 미국이 원하는 개혁을 단행하면 미국의 WHO 잔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럿 그릭스비 미 보건복지부 국제정세부 국장은 "WHO가 미국의 잔류를 바란다면, 미국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