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마약사범 브로커와 짜고 허위의 수사공적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현직 경찰관이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A씨(46)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충남의 한 경찰서에서 마약사건 수사를 담당하던 A씨는 2015년 3월 박모씨의 마약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지인인 박씨로부터 마약을 끊으라고 말을 들은 김모씨가 마약사범 3명을 검거하고 필로폰 27g을 압수하는 데 수사협조를 했다"며 "박씨의 말이 없었다면 수사협조가 없었을 것이다. 박씨의 양형에 이 점을 반영해달라"고 수사공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박씨와 김씨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속칭 '야당'이라고 불리는 브로커였다. '야당'은 마약사건 제보를 많이 받으면 승진에 유리한 경찰들과, 수사협조를 할 경우 감형을 받을 수 있는 마약사범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브로커를 칭하는 말이다.
'야당은' 마약사범에게 돈을 받고, 이를 경찰관에게 알려주면 경찰관은 마치 마약사범 수사협조를 받은 것처럼 법원에 수사공적서를 허위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뤄진다. A씨는 같은 방식으로 17회에 걸쳐 허위의 수사공적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더라도 내용이 전체적으로 진실하다"며 "설령 범죄가 성립하더라도 제보자의 공적은 제보자가 지정하는 제3자 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제보를 적극 권장하는 것이 당시 수사관행이었기 때문에 정당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사공적서가 허위라는 점을 A씨도 인식했을 것"이라며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경찰관으로서 공적보고서의 정확성과 진실성이 확보되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로 업무처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반대로 행동했다"며 "단지 수사관행이라는 이유로 그 잘못을 덮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A씨가 경찰청장 표창 등 24개 포상을 받았고, 수사실적 및 승진압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도 다소간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또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 등은 다소간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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