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정부·여당의 정책에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사진=임한별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정부·여당의 정책에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지난 7일 대표연설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간 협치를 강조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의료계 집단 진료거부 사태 ▲재정 건전성 악화 ▲한국판 뉴딜정책 ▲부동산 정책 ▲법치주의 파괴 등 현안 전반에 걸쳐 조목조목 지적했다.

"의료계 진료거부, 정부가 자초한 평지풍파"

우선 주 원내대표는 의료계 집단 진료거부 사태와 관련해 여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의료계는 공공의대 설립 등을 골자로 한 정부 정책에 반발해 단체 진료거부에 돌입했다가 최근 복귀했다. 특히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의사와 간호사 간 편가르기 논란에 휩싸였다.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의 헌신이 있었기에 정부가 K-방역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고 운을 뗀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 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마저 편 가르고 의료현장에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정부여당은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의료계 단체 진료거부 사태를 두고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없이 밀어붙이다가 자초한 평지풍파"라면서 "원점에서 논의한다는 국회는 여·야·의·정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적정 수준의 의료 인력 양성과 최적의 의료 전달 체계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2030세대, 아버지보다 가난해질 것"

주 원내대표는 ▲건강보험 ▲사회보험 등으로 미래세대의 사회 안전망이 붕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030세대는 건국 이후 최초로 '아버지 세대보다 가난해질 세대'"라면서 "건강보험은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됐고 전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사회보험의 지속 가능성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하루살이 국가가 아니다"라며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임기는 불과 20개월 뒤면 끝이지만 대한민국은 그 이후에도 영속돼야 한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문재인 정권 5년만에 무려 410조원이 넘는 새 빚을 다음 정권에 떠넘기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먹튀'할 생각이 아니라면 막대한 나랏빚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이라도 국민에게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일자리 창출 정책의 일환인 '한국형 뉴딜'을 두고도 "실패한 일자리 정책을 재포장한 기존 정책의 재탕, 삼탕 '뉴' 없는 '뉴딜', 올드딜이다"라고 일갈했다. 

"부동산 문제, 정책 아닌 이념으로 대해 왔다"

주 원내대표는 종부세 강화와 부동산 감시기구 설치를 골자로 한 부동산정책에 반대한다고도 밝혔다. 또 국민의힘의 부동산 대책도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시장에서 ‘주택’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서 가격이 등락하는 ‘시장재’라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을 이 정권은 간과해왔다"며 "다주택자와 무주택자를 편 가르며 부동산을 정치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 정권은 부동산 문제를 정책이 아닌 이념으로 대해 왔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종부세(종합부동산세) 강화로 상징되는 세금규제에 "종부세 6%는 17년이 지나면 부동산 자체를 정부가 빼앗아 가는 약탈적 과세"라고 했다. 또 부동산 감시기구 설치에 대해선 "정부는 중남미 베네수엘라에서만 가동하고 있다는 부동산 감시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한다"며 "국민의 경제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는 기구를 새로이 만드는 것을 우리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어떤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할지도 방향성을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시장원리와 거시경제 상황에 따른 정책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시장원리와 거시경제 상황에 따른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며 "국민이 살고자 하는 곳에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해 누구나 노력하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정책을 더욱 확대하고 무주택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재건축 규제도 완화해 수요가 많은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려가겠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정부·여당의 정책에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사진은 추미애 범무부 장관. /사진=임한별 기자

주호영, 추미애 향해 "기가 막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의 가장 큰 잘못으로는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파괴를 꼽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독립된 사법부의 존재로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국민의 믿음"이라며 "하지만 국민은 이제 중요 정치 사건 판결 결과를 다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건 파기환송이나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 파기환송,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 장기 지연 등이 한 마디로 "내편 무죄, 네편 유죄"라는 신호를 사법부가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아들 군 복무 특혜 및 휴가 미복귀 의혹 등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를 두고는 "기가 막히다"고 했다.

그는 "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법무부 장관에 여당의 당적을 가진 전 대표를 임명한 것부터가 대단히 잘못됐다"며 "추 장관 아들 사건은 그의 말대로 간단한데 왜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는지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횡령 의혹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박원순·오거돈 전 지자체장의 성범죄 사건 조사에 검찰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뿐만 아니라 대통령도,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며 "권력의 힘으로 덮는다면 진실은 사라지지 않고 그사이 진실은 점점 더 힘을 키워 더 큰 힘으로 세상에 나올 텐데 두사람은 이를 어떻게 감당하려느냐"고 말했다.

이어 "추 장관의 인사권자는 문 대통령이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검찰 인사를 시정하라고 지시하고 제대로 수사하라고 명령하라"며 "어떤 경우에도 공정하고 공평무사해야 할 사법체계가 권력에 사유화되고 시스템이 허물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진정한 협치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늘 말로는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를 했는데 상생과 협치는 힘 있는 자의 양보와 타협에서 시작한다"며 "지금은 협치가 요구되는 시간인 만큼 말이 아닌 진정한 협치, 진정한 상생의 정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