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난 후인 9일 서울 낮 12시 기온이 24도 나타나는 등 등 전국이 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을 태풍’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가을 태풍’은 6월-8월 발생하는 ‘여름 태풍’과 달리, 9월-11월 발생하는 태풍을 말한다.
다음에 예정된 태풍은 북한이 태풍위원회에 제출한 명칭인 ‘노을’(NOUL)이다. 기상청은 아직 태풍노을의 씨앗이 될 ‘열대저압부’가 포착되거나, 태풍 발생 전조 현상이 관측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바비(BAVI), 마이삭(MAYSAK)에 이어 하이선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에 태풍이 세 개나 한반도를 타격한 까닭에 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하이센은 2명 사망에 5명 부상이라는 인명 피해를 냈고, 62세대 100명 가까운 이재민에 1900여세대 3000여명 대피자를 발생시켰다. 또 도로 파손 등 공공·사유시설 피해가 600여건 집계됐고 농작물 피해는 4500헥타아르(ha)에 이른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 노을이 발생한다면 역대 최강 위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은 해수면 수온이 높을수록 위력이 강해지는데, 바비·마이삭·하이선처럼 노을도 비교적 고위도인 북위 20도 부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위성해양정보실의 NOAA 위상 영상에 따르면 지난 8일 한반도 연안 해수 온도는 서해가 23도, 남해 25도다. 북위 25도 부근인 일본 오키나와 남측 해상은 29도다. 태풍은 대체로 오키나와 남측을 지나며 강해진다. 이보다 더 남측인 태풍 발생 지역의 수온은 더 높다.
한국 근해뿐 아니라 일본 근해의 수온도 높다. 일본 기상청은 혼슈 남쪽인 북위 20도 해수면 온도가 30도로 “기록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태풍 발생지에서 한·일 근해까지 바다 온도가 높아져 있어, 태풍은 에너지를 쉽게 얻고 강력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가올 태풍 노을이 역대 최강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태풍 경로도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본기상협회 운영 텐키(tenki.jp)에 따르면 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한 탓에 9월 태풍도 8월에 흔히 관측되는 경로로 움직였다.
태풍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인다. 통상 7월 태풍은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8월에는 일본 규슈를 거쳐 한반도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며, 9월 이후에는 일본 쪽으로 휘어서 북상한다. 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 모두 규슈 서쪽 해안으로 북상해 한반도 동해를 따라 북상했다.
일본 기상청은 북위 20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8월에는 평년보다 2도 높은 30도를 보였고, 9월 말까지 이런 ‘더운 바다’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따뜻한 공기와 강한 햇볕이 해수면을 지속적으로 덥히는 탓이다. 9월1일 기준 북위20도에 동경 120도-130도 사이 해수면 온도는 30도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태풍 노을이 발생할 경우 30도 가까운 바다 위를 지나며 ‘최강 단계’로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동 경로는 전형적인 9월 태풍 진행 방향을 따라 일본 혼슈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 한반도가 큰 재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