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혈장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적용했던 회복기 혈장 치료를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에도 적용한 첫 연구사례라고 설명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아동병원(CHOP) 연구진은 8일(현지시간) 소규모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회복기혈장 치료를 적용한 결과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회복기혈장 치료에 대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해외 학술지인 '소아 혈액&암(Journal Pediatric Blood and Cancer)'에 게재됐다.
회복기혈장 치료법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을 뽑아 환자들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회복기 혈장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생성된 항체가 있어 이 항체를 환자들의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회복기 혈장에서 유효한 중화항체를 정제해 '의약품'으로 만든 것으로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회복기 혈장을 이용한 치료법은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겐 이미 적용됐으나 성인 환자들에게 한정돼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이 위중할 경우 회복기 혈장치료를 허용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지침에 따라 치료를 시행했다.
연구진은 14세에서 18세 사이의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 4명을 대상으로 회복기 혈장치료를 적용했다. 모든 환자들은 중증 급선호흡곤란증후군을 앓고 있었으며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었다.
4명 중 2명은 인공심폐기인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에크모) 치료가 필요했고 다기관염증증후군(MIS-C) 증상을 보인 환자는 없었다.
데이비드 티치 CHOP 소아암 연구센터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어린 환자들은 매우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성인들에 제한된 연구 결과임에도 회복기 혈장 치료를 하나의 선택사항으로 사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혈장치료 결과 회복기 혈장을 수혈받은 4명 중 3명은 항체 수준이 수혈된 항체보다 많았다. 연구진은 수혈된 혈장이 환자의 자체적인 면역반응을 방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들은 회복기 혈장 관련 부작용이나 항체의존면역증강(ADE) 반응도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
ADE는 백신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중 하나로 백신을 접종한 후 생성된 중화항체와 일부 변이가 발생한 바이러스가 만나 오히려 면역반응을 회피하고 바이러스 증식에 도움을 줘 증상이 악화되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의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에서 ADE 문제로 사용이 중단됐던 사례가 있다. 당시 필리핀에서만 ADE 문제로 약 70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표본 크기가 작아 확실한 결론을 도출하기는 힘들지만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회복기 혈장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회복기 혈장치료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대조군을 포함한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