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을 외치고 있음에도 월가 은행들은 중국 진출을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디커플링이란 어떤 국가나 경제권이 서로 밀접했던 무역과 기술 교류를 끝낸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무역전쟁은 물론 그후 코로나19를 둘러싼 책임 공방, 최근의 경제 디커플링 선언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절 연설에서 "우리 행정부는 미국을 세계의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 것이며, 중국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달 중국 국영은행과의 제휴 승인을 받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자산 관리사인 뱅가드는 지역 본사를 상하이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중국 내 펀드 위탁운용 업무 허가를 받은 최초의 미국 은행이 되었고 JP모건 체이스가 중국 펀드 사업에서 현지 파트너를 인수하겠다는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들 미국 금융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가능해진 것은 중국이 자본시장 진입 장벽을 대거 완화한 덕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면에선 두 나라의 금융 서비스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씨티그룹 계열사인 씨티트러스트의 스튜어트 알드크로프트 아시아 회장은 "중국 어디를 봐도 돈이 매우 많다. 나가기만 하면 운용 관리할 돈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세상에 또 어디 있느냐"며 "솔직히 아무 데도 없다"고 답했다.
올해 중국 당국은 뮤추얼펀드 부문에서 외국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온전히 사업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외국인의 소유권 제한 완화 및 미국 금융기관의 사업 허가는 미중간 1단계 무역협정의 일환이기도 했다. 이전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지분율이 50%를 넘을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순히 관대해서 시장을 개방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오히려 중국은 미 금융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다른 기업이나 조직의 모범경영)에서 이점을 얻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 회사들이 가져올 경쟁이 국내 기업에도 매우 건전한 발전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뮤추얼펀드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식 등록된 펀드 규모는 2023년까지 3조4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업체인 케이시 쿼크는 중국이 2023년까지 영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펀드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뮤추얼펀드 뿐 아니라 선물사업, 펀드 위탁운용 등도 미 기업들에 허용하면서 미 금융기업과 중국 시장은 디커플링과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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