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이장호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 관련 비공개 증언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국가정보원 전직 간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는 10일 국가정보원직원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천호 전 2차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던 서 전 차장은 법정구속됐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희 전 대공수사국장과 하경준 전 대변인에게는 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거나 지시한 바 없다는 주장을 하지만 증거들을 비춰보면, 범행 당시 국정원으로선 간첩사건과 관련해 수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해 새로운 국면전환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탈북자 A씨의 증언은 유씨가 간첩이라는 중요한 정황으로 보였고, 서 전 차장은 상황 대응을 위해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공모해 실무자를 통해 문화일보 기자에게 국정원 재직 중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인 A씨의 탄원서와 증언을 누설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들은 A씨의 비공개 증언과 탄원서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씨의 간첩사건 담당 항소심 재판부가 A씨의 증인신문을 국가 안녕질서를 해할 염려가 있으므로 공개를 정지한다는 결정을 했다"며 "비공개 내용이 모두 북한에 알려졌다고 보이지도 않고 일반인들에게 이런 내용이 알져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서 전 국장은 국정원 차장은 국정원법상 직원에 해당하지 않고, 국정원장이 이를 허가했다는 등의 주장을 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판사는 "2013년 대한민국으로 온 A씨는 6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에 남겨진 자녀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생사조차 확인이 안 된다"며 "어린 자녀를 남겨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자신 때문에 고통받거나 죽임을 당했을 거라는 더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 전 차장에 대해서는 "국정원 차장으로서 이 전 국장과 하 전 대변인에게 지시했으므로 실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판결 직후 서 전 차장은 "법원이 정치의 색깔이 판치는 곳이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법정구속됐다.
이 전 국장은 법정을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A씨가 먼저 국정원에 연락해 우리가 재판부에다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며 "당시 참관한 사람이 검사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판사밖에 없다. 우린 민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 전 차장 등은 2013년 12월6일 유우성씨의 간첩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가 비공개로 한 진술내용과 그가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 등을 언론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4월 A씨는 자신의 재판증언을 북한으로 유출한 사람을 찾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당시 A씨는 비공개 증언 내용이 1차는 북한, 2차는 언론에 2차례나 유출돼 자신과 가족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재판부에 비공개 증언 누설을 항의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이마저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고, 관련 보도 이후 북한의 가족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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