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중학교 2학년짜리 아이를 키우는 A씨(45세. 여)는 요즘 고민이 많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2년 전까지만 해도 A씨는 집에 있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에 번번이 양해를 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아이의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늦어졌고, 학교가 끝나면 아이는 곧바로 학원 차가 데려갔다. 아이는 학원에서 친구들과 알아서 놀고 공부하며 삶을 배우는 것 같았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가 터진 뒤부터 다시 2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오히려 그보다 더 나쁘다. 애가 컸으니까 초등학생 때보다 수월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체감하는 스트레스는 그렇지 않다.
가장 힘든 건 아이가 학교를 안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원에 갈 수도 없다. 학교와 학원에 가서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하던 아이가 갑자기 집에만 있으니,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것 같다. 결국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쓸데없는 인터넷 잡동사니를 보거나 게임에 빠지기 일쑤였다.
매일 자연스럽게 보던 친구도, 옆에서 독려해줄 선생님도 없으니 아이가 점점 무기력한 컴퓨터 중독자가 돼가는 것 같아 A씨와 남편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A씨 부부는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직장 시간을 빼고, 시부모님께도 부탁해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그런 A씨는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아동 특별돌봄 지원'금을 초등학생까지 주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못내 서운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우리도 똑같이 힘든데 왜 우리만 빼고? 물론 20만원을 받는다고 최근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A씨 부부가 감내하고 있던 어려움을 정부가 고려해줬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A씨는 정부에 이렇게 묻고 싶다. '코로나19로 중학생 아이 가진 부모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우리는 돌봄 지원금을 주지 않나요?'
다음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뉴스1>이 직접 통화해 들은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A씨와 같은 경우도 있을 텐데. 중학생 자녀를 가진 학부모에 대한 지원금은 고려하지 않았는지?
▶그런 요구가 실제로 많이 있었다. 우리도 중학생까지 지원금을 넣을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이번 지원금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 중에도 중학생 아이를 가진 사람이 있다.
중학생도 초등학생만큼 손길이 가고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원금의 취지는 이전까지 유치원생과 미취학 아동에게만 줬던 지원금을 그나마 초등학생까지 확대한 것이다. 중학생이 손이 덜 가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중학생은 '돌봄'이라고 안하지 않나. 돌봄이 필요한 연령층은 넘었기에 초등학생까지만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번 추경예산을 짤 때, 예산이 한정돼있는 만큼 투입 대비 효과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가장 피해가 많고 가장 어려운 계층에 드려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물론 중학생에게도 지원금을 주면 아예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초등학생이나 미취학 어린이에게 주는 것보다는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그런 측면을 다 고려한 것이다. 초등학생까지 지원을 할 때 효과가 극대화되고, 중학생부터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봤고, 나머지 예산은 더 큰 피해를 받는 소상공인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흥업소도 방역 협조했는데 왜 지원 안 해주나요?
#B씨(62세)는 수도권에서 소위 말하는 '유흥업소'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이 터지면서, 정부는 유흥업소를 감염 고위험시설로 지정하고 집합금지를 명령했다.
방문자 장부를 조작하며 몰래 장사를 한 사람도 있지만 B씨는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력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가게 문을 닫았다. 유흥업소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것은 알고 있지만, B씨는 나름대로 떳떳함을 지키며 살고자 했다. 납세의 의무도 나름대로 성실히 이행해 왔고, 애들은 군대도 다 보냈고, 나름대로 사회에서 좋은 일 하는 분들도 B씨의 가게를 드나들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방역 지시도 따랐다. B씨는 이 사회의 수많은 시민들에게 그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한명의 떳떳한 시민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2차 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원대상에서 B씨의 업종만 쏙 빠져있는 것을 보고 B씨는 조금 모멸감을 느꼈다. 방역에 협조해 달래서 가게 문을 닫은 건 B씨의 가게도 건너편 카페도 마찬가지인데, 왜 그에 대한 보상에서는 B씨는 빠졌던 것일까.
B씨는 이렇게 묻고 싶다. '정부에 협조한 것은 유흥업소도 마찬가지인데 왜 지원 대상에서는 빠졌나요?'
다음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뉴스1>이 직접 통화해 들은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유흥업소도 방역에 협조했는데 지원 대상에서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재난 지원금 자체가 국민 전체에게 똑같이 다 주지 않는 이상, 지원금을 받지 않는 계층으로부터 어떤 이유로든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야 했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했던 건 국민 정서였다. 유흥업소를 정부가 이번에 세금으로 지원하기에는, 기존에 있었던 지원들 중 '소상공인 지원' 대상도 아니었고, '조세특례 지원' 대상도 아니었다. 두 가지 세제·예산 지원 대상이 모두 아니었던 이유는 결국 향락 업종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세금은 전 국민이 낸다. 물론 유흥업소도 세금을 낸다. 그런데 전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향락업종을)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이고 상식적, 정책적 판단이었다. 그런 기존의 정책적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유흥업소를 이용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평소에는 이용하다가 이럴 때에는 국민 정서를 이유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모순적일 수 있다.
▶일반 저소득층 중에도 이번 2차 지원금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더 지원이 필요하고 지원 효과가 큰 계층에 지원을 집중한 결과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저소득층도 지원을 못하는데 유흥업소는 지원하게 된다면 이것을 맞는 방향이라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물론 유흥업소도 세금을 낸다. 하지만 저소득층도 마찬가지로 세금을 낸다. 그런데 지원 대상에서는 결국 누군가가 빠지게 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사람은 자기가 낸 세금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는 것이 된다. 그 대상이 저소득층이 아닌 유흥업소가 되는 것을 맞는 방향이라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방역 협조한 교회는 지원 안 해주나요?
#C(33세)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C씨는 허름한 건물 한 층을 쓰는 작은 교회를 다니는데, 그곳 목사님이 최근 걱정이 많다.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교회에 대한 인식이 많이 안 좋아졌고, 정부가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면서 주일 예배를 오는 신도도 급감했다.
문제는 주일 헌금도 바짝 말랐다는 것이다. 물론 교회가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는 아니다. 그러나 종교활동을 위해서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공간을 임대할 비용과, 관리인을 유지할 비용이 필요하다. 이 비용은 대부분 주일 헌금으로 충당된다. 헌금이 없으면 교회 건물도 유지할 수 없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C씨의 교회가 방을 빼야 할 수도 있는 처지가 됐다. C씨의 교회는 나름대로 방역 조치에 잘 협조해왔는데, 이번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일까?
다음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뉴스1>이 직접 통화해 들은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교회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지원 가능성이 없나?
▶교회는 당연히 대상이 아니고 전혀 고려가 안 됐다.
교회는 원칙적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만약 지원을 받는다면 개인이 아니니까 '소상공인 새희망 자금'을 받을 텐데, 이 지원금은 생계 유지를 위해 영리를 추구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지원하는 지원금이다. 그런데 교회는 영리를 추구하는 곳이 아니잖나.
또 교회는 세금도 안 낸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헌금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위 A, B, C씨의 사례들은 제보받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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