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9.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후 2주 동안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야권이 매일 의혹을 쏟아내며 불을 붙인 '추미애 정국'은 코로나19 등 모든 현안을 삼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흔들리자 당내에선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속출했고, 정치권은 이 사태를 수습할 이 대표의 결단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전날(14일) 침묵을 깨고 추 장관 엄호에 나섰다. 그는 "야당이 정치 공세를 계속한다면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하겠다.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다"라고 했다. 야권의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로 일축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

이 대표는 당 차원의 조사 등 여러 채널을 통한 확인 결과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에 대해 '절차상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오전까지도 법사위, 국방위 등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고, 해당 내용은 이 대표에게도 전달이 됐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남아있으니 당 차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선에서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11일 즈음 내부적으로 공유가 됐다"며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날짜 등 하나하나 세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 대표의 발언 배경은 사실 관계가 정리된 시점에 기반한다"고 했다.

추 장관이 이 대표의 발언 전날(13일) 유감을 표명하고, 그에 앞선 10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추 장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 또한 이 대표의 부담을 덜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고, 또한 정 총리가 통솔하는 부처 장관이다. 원칙론자인 이 대표가 당대표 신분으로 추 장관에 대한 입장을 서둘러 밝히는 것이 맞냐는 지점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측근은 "이번 의혹은 조국 전 장관 의혹과는 결이 다르다는 판단에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본 듯하다"고 했다.


전날 시작된 대정부질문으로 정치 공세가 더 강화할 국면이란 점도 이 대표의 발언 시점에 영향을 미쳤다. 한 최고위원은 "굳이 더 공방이 벌어진다고 한들 진위가 명확하게 밝혀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대표의 메시지가 적절한 시점에 나온 듯하다"고 했다.

다만 그간 이 대표의 침묵을 두고 이해찬 전 대표의 '함구령' 리더십에 익숙한 당내 일각에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언로'를 막기보다는 '국민 정서에 반감을 일으킬 만한 언동을 삼가라'는 취지의 경고로 기강을 잡아 왔다.

이 가운데 이른바 '진문(眞文)'이자 부엉이모임 출신인 김종민 의원을 필두로 황희 의원이 노골적인 엄호에 나섰고, 이해찬 전 대표까지 진보성향 방송 채널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야당을 향해 "억지를 부린다"고 질타했다. 자연스럽게 이 대표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기류가 형성됐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진위가 어느 정도 밝혀진 상황에서 복합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무총리로서의 결정과 당 대표로서의 결정은 확연히 다르다"며 "친문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전면에 나선 만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상황을 여러 차례 맞게 될 것"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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