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은 여야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러나 여야는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공방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른바 '추미애 정국'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장관과 여당은 '검찰수사 결과를 기다리라'며 의혹을 모두 일축하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여야의 치열한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은 최근 국방부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야권으로부터 '뒷북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이달 말 추석 연휴 전 결론을 내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내에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추 장관 아들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 장관과 여당이 주장해 왔던대로 수사 결론이 내려진다면 여권은 야당의 무책임한 공세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결론이 나올 경우엔 추 장관은 물론 여권 전체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그간 자신들의 공세에 부합하는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대여 공세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그 반대라 하더라도 야당은 검찰 수사팀의 수사 결론을 그대로 수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그간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지난 1월30일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배당받았지만 8개월 가까이 별다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추 장관의 전 보좌관이 휴가 연장과 관련한 전화를 했다는 군 관계자 등의 진술도 조서에서 누락했다며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해 강하게 의구심을 표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정부질문을 증폭된 야당의 추 장관을 향한 공세는 내달 초 시작하는 국정감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대정부질문은 말 그대로 '추미애'로 시작해 '추미애'로 끝났다.
야당은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총공세를 벌였고, 여당은 추 장관을 엄호하는 각종 논리들을 발굴, 방어에 집중했다. 당 최고위원인 김종민 의원은 대정부질문 질의에서 '질의'는 하지 않고 추 장관 변호에만 13분의 시간을 모두 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대정부질문에서 민생은 밀려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힘겨루기만 남았다. 지난 7월 말부터 엎치락뒤치락한 당 지지율과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고려하면, 양당 모두 물러설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정부질문은 '추미애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모든 화력을 쏟아부었다. 추 장관 본인뿐 아니라 정세균 국무총리, 정경두 국방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에도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질문이 집중됐다.
대정부질문 본래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야당 의원들은 '탈영' '황제' '엄마 찬스' 등의 표현으로 추 장관을 압박하는데만 주력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공세를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단정짓고 야당의 악의적 공세라 몰아붙였다.
당사자인 추 장관은 질의마다 날카롭게 맞대응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전날(17일)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도 "억지와 궤변이 엄청나다", "저도 많이 인내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공정이 목표이고 공정과 정의가 국민이 바라는바"라며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국민은 알고 계실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자신의 장녀가 과거 운영했던 서울 이태원 소재 양식당에서 기자간담회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사용,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딸 가게라고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추 장관은 또 "아픈 기억을 소환해준 의원님 질의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비꼬는 여유도 보였다. 또한 "저는 제 아들이 참으로 고맙다"며 "평범하게 잘 자라주고 엄마 신분을 내색하지 않고 자기 길을 잘 헤쳐오고 있고 제가 공인이고 당 대표여서 미안했고 지금도 미안하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여기서 밀리면 안된다는 듯 거칠게 각을 세웠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 14일 대정부질문에서 "이런 정치공세로는 다음 선거에서도 못 이길 것"이라고 야당을 자극했다.
민주당에선 추 장관 엄호 의지가 앞선 나머지, 논란을 키운 자충수도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16일) 추 장관 아들 서모씨를 독립투사인 안중근 의사에 빗대 공분을 샀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카오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발언한 것도 논란에 휩싸였다.
여야의 극한대치는 10월 국정감사가 변곡점이다. '조국 사태'가 있었던 20대 국회와 달리 21대 국회는 176석의 '절대 과반' 의석으로 민주당이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어 버티는 힘이 다르다.
추 장관의 거취 결단이 임기 말인 문재인 정부의 타격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추 장관의 사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오는 10월7일부터 3주간 실시될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더라도, 단순 의혹 수준에 머무를 경우 자연스럽게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달려있다. 추 장관이 혐의점이 없다면 잦아들게 될 것"이라며 "야당의 의혹 제기만으로는 동력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민주당과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이 여기서 지지율이 역전되면 추 장관이 사퇴하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찰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까지 흔들린다는 것을 조국 사태에서 학습했다"이라며 "정쟁이 더욱 심화되고,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일부 부담이 있긴 하겠지만 (추 장관이 사퇴하지 않는 한) 여당의 국정 주도권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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