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서울서부지방법원장 재직 당시 소속 직원들이 연루된 비리사건의 확대를 막기 위해 수사기밀을 빼돌려 법원행정처에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종 현 수원고법 부장판사(60·사법연수원 15기)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법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판사들 관련 사건에서 네 번째 무죄 판결이다. 사법농단 사건에서 연이어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무리한 수사였냐는 비판과 함께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 판결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래니)는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월13일 서울중앙지법은 대법원 근무시절 취급했던 사건을 수임하고 기밀문건을 무단 반출한 의혹을 받는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 변호사(53·사법연수원 19기)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한 달 뒤인 2월13일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을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조의연·성창호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음날인 14일에는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17기)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날 무죄 선고를 받은 이 부장판사를 비롯해 사법농단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져 1심 판단이 나온 전현직 판사들 6명에 대해 법원이 모두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애당초 검찰이 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검찰 수사에 비협조인 사람들을 선택적으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한 부장판사는 "애당초 주요인물만 기소했어야 하는데도, 검찰에 반대하거나 수사에 비협조적인 사람들까지 싹 다 기소했다는 이야기는 기소 당시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법원이 판사들 비리에 면죄부를 주는, 제식구 감싸기 행태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임 전 수석부장판사 재판에서 재판부가 재판개입을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을 놓고, 당시 법조계에서는 직권남용의 '일반적 직무권한'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유 변호사와 신 전 수석부장판사 등 3명, 임 전 수석부장판사 사건은 모두 검찰이 항소해 오는 9월과 10월, 2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사법농단 관련 사건들은 모두 세 건, 피고인들은 총 8명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사건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그리고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 상임위원,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 등이 아직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 사건 1심 결론은 빨라야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중반 정도 돼야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은 오는 11월까지, 임 전 차장의 경우도 오는 12월까지 증인신문 일정이 잡혀있다.
무죄를 선고받은 전현직 판사들의 2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될지, 아직 1심 재판 중인 사법농단 의혹 핵심인물들까지 무죄를 선고받을지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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