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가운데)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온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대만을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1년만에 미국 최고위급 관리인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이 17일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이 즉각 대잠항공기 두대를 대만의 항공식별구역으로 보낸 것이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라크 차관은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만에 와 18일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예정이다. 대만 측은 이번 방문을 중국의 군사활동 강화 상황에서 미국과의 더 강한 유대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대만 민주진보당 소속 차이시잉 의원은 "지금은 대만이 무력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중국에 알리는 데 우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우선순위는 중국이 아무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행동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강력한 우방들이 많다는 사실을 중국에 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적인 상징 효과뿐 아니라 미국과 대만간 무기 판매 계약 체결이라는 구체적 성과까지 대만은 노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년간 무기 판매 확대를 통해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도 강화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항공기에 실어 중국 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포함한 7개의 대형 무기 패키지의 대만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의회의 승인을 받는다면, 수십억 달러로 평가되는 이 무기 패키지는 최근 몇 년 사이 대만에 설치되는 가장 대규모 무기 중 하나가 된다.


중국은 이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베이징의 한 중국 외교부 관리는 "크라크 차관의 방문은 미중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중국이 이에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 안보 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워싱턴 소재 미국 기업 연구소의 마이클 마자 연구원은 "중국은 중화권 통일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중국은 대만에 대한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차이 총통 반대자들 사이에선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과 대만을 더 가깝게 묶으려는 시도가 도리어 대만이 자율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폭을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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