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대통령의 아들이 잘못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법을 어겨 또다시 구속 기소된 것을 매우 개탄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선 본인과 주변 인사들이 통렬하게 반성하고 법에 따라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며 또 그렇게 되리라 봅니다."(2002년 7월10일 당시 이낙연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논평 中)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변인이었던 지난 2002년 구속 기소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차남 김홍업 전 의원에 대해 강도 높은 비평을 냈다. 당을 대변하는 공적인 업무를 맡았다지만, DJ의 발탁으로 정계에 진출한 이 대표 입장에서 쉽지 않았을 쓴소리였다.
그로부터 18년 후인 지난 18일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DJ 3남 김홍걸 의원을 '속전속결'로 제명했다. 이 역시 DJ의 아들을 제명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이 대표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이 대표의 취임 후 행보는 직접 세운 '당의 기강을 잡겠다'는 원칙에 따르고 있다. 18일 제명 결정의 경우 당내 윤리감찰단의 보고를 받은 직후 기존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결론을 냈다.
이 대표 측근은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 대표는 원칙을 세우면 반드시 따른다. 또 결단이 서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행동에 옮기는 편"이라며 "과거 대변인 시절 논평이나 이번 결정에는 그런 이 대표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다른 측근은 "이 대표가 동교동계에 대해 애정이 깊다. '좋은 형님'으로 삼는 인사들도 많다. 속이 상하겠지만 감정이 앞서는 것 또한 이 대표의 스타일은 아니다"며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면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에 대한 결단이 예상보다 빨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상직 의원의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논란도 조기에 정리될 것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부동산과 노동 문제와 연관된 의혹들이 국민적 역린을 건드리는 문제인 만큼 자칫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달굴 수 있다는 점 또한 우려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사실상 제명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제명에 대한 당론이 모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윤리감찰단 단장을 맡은 최기상 의원도 판사 출신이라 이런 일에 워낙 능숙해 속도가 나는 분위기"라며 "이 대표는 이상직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상황을 전해 듣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김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낸 이후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민생 행보에 주력하며 코로나19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키울 방침이다. 지난 21일 최고위에서도 이 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구설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혼자 남원과 구례, 하동 등 수해 지역을 살폈다. 이날에는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한다. '국민을 불편하게 할' 문제를 원천 차단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이 대표만의 정공법이기도 하다. 앞선 측근은 "이 대표는 '코로나19 방역이 곧 경제'라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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