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성약품이 독감백신을 지역별로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일부 백신이 상온에 노출시켰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중단, 어느 정도 물량이 문제가 된 것인지 등 조사와 더불어 약 2주 후 품질검사 후 순차적으로 접종을 재개할 것이란 계획을 내놨지만 이를 불신, 1인당 4만원씩 내고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이뤄지는 독감 백신 접종이어서 더욱 예민한 반응이다. 독감백신 무료 접종은 이날부터 약 2주간 중단될 예정이지만 돈을 내는 유료 접종은 그대로 진행된다.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소아청소년과의원을 운영 중인 의료계 관계자는 "21일까지만 해도 독감백신 유료 접종 사례는 단 한건에 불과했지만 22일 8명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대구광역시에서 근무 중인 의료계 관계자 역시 "독감백신 효과는 접종 2주 뒤부터 나타나는 데다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11월까지는 접종을 마쳐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백신 접종 시기가 늦춰지다 보니 돈주고서라도 주사를 맞자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갑작스러운 예방접종 중단에 자녀들에게 독감 백신을 맞히려던 학부모들도 혼란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에서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 A씨는 "독감백신 무료 접종이 갑자기 중단된데다 독감백신 재고가 충분한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너무 걱정스럽다. 맞벌이라 자녀들을 매일 어린이집에 보내는 데 유료라도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문제가 된 백신은 무료 접종을 위해 조달청을 통해 국가가 확보한 물량 1259만도즈(1회 접종분) 중 일부다. 21일까지 500만도즈 정도가 공급됐으며 이중 일부 물량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섭씨 2∼8도의 저온이 유지돼야 하는데 신성약품이 냉동차에서 냉장차로 백신을 옮겨 싣는 작업을 야외에서 진행하면서 차 문을 열어두거나 백신 제품을 판자 위에 일정 시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는 독감백신 조달을 맡은 신성약품은 경험부족과 부실 관리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백신 조달 업체로 선정됐다.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업체는 의약품에 허가된 온도를 유지하며 보관·운송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