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10년 동안 K리그는 전북현대 독주 체제에 가까웠다. 지난 2009년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 정상에 오른 전북은 이후 2011년, 2014년, 2015년 우승에 이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연패 대업을 달성했다. 11년 사이 무려 7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니 가히 '전북 천하'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결과적으로 전북의 역전 우승으로 막을 내리기는 했으나 울산현대와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외려 추격하는 쪽은 전북이었다. 그 흐름이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정규라운드 22경기를 마치고 팀 당 5경기씩 펼쳐지는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1위는 15승5무2패 승점 50점의 울산이다. 전북이 15승3무4패 승점 48점으로 2위다. 이번에도 전북이 쫓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격차가 2점 밖에 나지 않고 두 팀의 맞대결도 남아 있어 우승팀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
이제 전북의 독주가 아닌 양강 체제가 됐다는 것에는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다. 3위 포항(11승5무6패 승점 38)과 2위 전북의 격차는 10점이다. 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다른 팀들이 울산과 전북을 추월해 정상에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팀이 강함은 정규리그 뿐 아니라 FA컵에서도 증명됐다. 울산과 전북이 나란히 2020년 FA컵 마지막 무대에서 격돌하게 됐다.
울산이 23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에서 천신만고 끝에 웃었다. 정규시간과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을 1-1로 마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PK3으로 승리, 2017년과 2018년 연속 진출 이후 다시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전북 역시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대회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 결승에 올랐다. 정규리그에서 1무1패로 열세를 보이던 성남에 대한 빚도 갚은 전북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결승 무대에 다시 올랐으며 2005년 이후 무려 15년 만에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울산과 전북의 FA컵 결승전은 11월4일과 11월7일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전은 울산의 홈구장인 문수구장에서 열리고 2차전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정규리그와 FA컵을 나눠가질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시즌 더블' 영광을 누리고 다른 팀은 무관으로 전락할 것인지, 흥미로운 조건이 갖춰졌다.
두 팀이 FA컵 트로피까지 예약을 하면서 다른 팀들에게는 다소 맥이 빠진 일이 됐다. 특히 또 다른 4강 진출팀이었던 포항과 성남으로서는 더더욱 아쉬운 결과가 됐다. 하지만 울산과 전북의 FA컵 결승행을 내심 바랐던 이들도 있는데, 바로 대구FC와 광주FC다.
이번 시즌 파이널A 진출은 예년에 비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내년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까닭이다.
한국은 총 4장의 ACL 티켓이 부여되는데, K리그 1~3위와 FA컵 우승팀 등 총 4개 팀이 출전 가격을 얻는다. 그런데 정규리그 1~2위가 유력한 울산과 전북 중 FA컵 우승팀까지 나오게 되며 정규리그 4위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됐다. 여기에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상주상무(11승5무6패 승점 38)가 '군팀' 특성상 ACL 진출 자격이 없어 또 차순위로 넘어가게 된다.
요컨대 올 시즌은 5위에게도 다음 시즌 아시아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5위는 8승7무7패 승점 31점의 대구FC다. 상주와의 격차가 7점으로 꽤 벌어져 있기에 울산과 전북의 FA컵 동반 결승행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6위에 턱걸이한 광주FC도 동기부여가 생겼다.
광주의 현재 승점은 6승7무9패 승점 25점으로, 대구와 6점이 벌어져 있다. 매 라운드 강호들과의 경기가 펼쳐지기에 좁히기가 쉽지는 않은 격차지만 잃을 것 없는 판이 깔렸다는 측면에서는 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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