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 신촌사옥 부지였던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곳 역시 청년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식 명칭은 ‘서울 신촌 역세권 2030 청년 주택’. 대지면적 5232 ㎡에 세대수 589세대의 지하5층~지상 16층 규모로 들어선다. 광흥창역 1번 출구에서 250m가 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을 자랑한다. 그 때문인지 최근 진행한 청약모집 결과 2만6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며 최종 경쟁률 50대 1로 마감됐다. 이랜드건설이 지은 첫번째 청년주택 사업은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1년 도 안 돼 다시… 그룹 살림 ‘SOS’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9월 초 이랜드 아시아비즈니스그룹(BG)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던 허 상무보를 그룹 자금 및 IR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그룹 내 자금 전문가로 뽑히는 인물. 올해 아시아BG CFO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룹 자금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그룹 살림을 맡으러 돌아온 셈이다.
업계에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랜드그룹의 전 부문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데다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차입부담이 커지는 등 전반적인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허 상무보가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랜드의 대내외 상황은 좋지 않다. 패션업·유통업·외식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이랜드그룹의 올 1분기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32% 쪼그라들었다. 전 부문에 걸친 매출 감소로 인해 할인 판매를 확대한 데다 고정비 부담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과거에 비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있었는데 올 들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현금흐름이 끊기고 차입부담까지 커진 상황”이라며 “내부서 신임이 좋았던 허 상무보가 위기 속 구원투수로 재투입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적극적으로 차입금 감축 노력을 하지 않으면 리스크는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발행하는 회사채도 2014년보다 한 단계 밑인 BBB등급을 부여했다. 당시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303%. 2013년의 399%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300%를 웃돌았다.
본격적인 유동성 위기가 시작된 2017년. 허 상무보는 매각은 물론 비주류 매장을 철수하며 재무 구조 개선작업에 나섰다. 그룹 알짜이던 케이스위스,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매각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춰나갔다. 지난해엔 100% 중반까지 부채비율을 낮췄고, 이 결과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구조 개선 의지… '재무통' 이윤주와 호흡
허 상무보의 복귀는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로도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재무 건전화 작업을 이행해 온 만큼 코로나19 장기화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화된 재무구조로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랜드 측도 이 부분에 동의한다. 허 상무보가 올해 초 승진한 이윤주 이랜드그룹 CFO를 보필하며 그룹 살림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 CFO 체제 아래 허 상무보가 기존의 자금에 이어 IR까지 총괄하게 되면서 그룹 CFO 진영이 균형감 있게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는다.
이랜드 관계자는 “(허 상무보 선임은)코로나 이슈가 올해 갑자기 터지면서 지난해까지 잘 마무리해왔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라며 “재무개선, IR 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 역량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식주’ 아우르는 사업 다각화… 추가 검토중
이와 함께 이랜드그룹의 사업도 더 다각화될 전망이다. 의류와 식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랜드는 향후 그룹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 사업을 더 확대해나가면서 의식주를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의 등장과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의 변화로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이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유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미래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각 유통사는 성장세가 가파른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이종사업 진출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 관계자 역시 “주택 사업을 통해 주거를 원하는 시장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높다는 걸 알게됐다”며 “현재 2~3호점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고 추가로 6~7개 정도의 주택 사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