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8.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법무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집단소송법안 부칙 3조엔 '법 시행 이전 생긴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도 적용한다'는 소급적용 규정이 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건, BMW 화재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앞서 일어난 사건도 피해자 50명 이상 등 요건에 맞는다면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8일 집단소송법안을 입법예고한다. 40일간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국회에 제정안을 제출, 연내 통과될 경우 공포 시점에서 6개월 뒤 시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소급적용이 허용될 경우 판매가 중단된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낼 길이 열린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은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피해 발생일로부터 30년'으로 연장했다.

2018년 발생해 소멸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은 BMW가 집단소송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민관합동조사단이 BMW가 결함을 축소·은폐했다는 결론을 내린 그해 12월부터 소멸시효를 계산하면 최소 내년 말까지 소 제기가 가능하다.

2015년 불거진 폭스바겐·아우디 '디젤 게이트'의 경우 소멸시효를 민법상 3년으로 보면 2018년 완성됐지만, 청구원인에 따라 시효가 끝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유럽사법재판소(ECJ)가 폭스바겐이 온도에 따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끄는 부분에서 추가적 불법 조작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 해당 판결은 이르면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물책임법 전문가인 하종선 변호사는 "ECJ가 추가로 불법 조작이라는 판결을 내리면 새 청구원인으로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나 옵티머스 펀드사기 의혹처럼 여러 금융회사가 엮인 사건도 집단소송을 통해 배상받을 길이 넓어진다. 다만 구제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라 실제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더 엄중하게 물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기존 소송 참여자의 경우 상대 동의 하 소송을 취하하고 새로운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또는 재판부 재량으로 관련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거나, 집단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존에 제기된 소송은 추정(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함)해둘 수 있다.

한편, 20대 국회 당시인 2018년에도 증권 외 다른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확대도입하는 내용의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안(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 발의됐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도 제대로 못한 채 폐기됐다.

해당 개정안이 소급적용을 금한 것에서 이번 법무부 안은 한 발 더 나아간 형태다. 이에 앞서 소송 남발 가능성과 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지적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재계에선 남소로 기업부담이 커지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반발한다.

다만 법안엔 법원 허가를 받아야 집단소송을 할 수 있도록 견제장치가 마련돼있다. 또 집단소송 허가결정엔 불복이 제한된다. 예상되는 부작용에 어떤 보완장치를 할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정당한 집단소송을 하는 길은 열어주고, 변호사들이 전혀 근거 없는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엔 징계를 할 수 있게 변호사 윤리를 강화하는 식으로 (법) 조항들을 넣으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지난해 12월 국회입법조사처도 관련 보고서에서 "거액의 화해종결을 노리고 승소가능성이 불확실한 집단소송이 다수 제기돼 기업부담이 가중되고 그 과정에 대표당사자와 변호사들 이익을 위해 집단 총원 이익이 희생되지 않도록 균형을 갖춘 입법적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Δ소송허가요건 구체화 Δ화해안 등에 대한 엄격한 법원심사를 통한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거론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