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과 관련해 "대단히 미안하다"고 밝히면서 남북관계에 변곡점이 마련될지 26일 관심이 모아진다.
아울러 청와대가 남북 정상 간 신뢰를 확인한 친서 교환의 내용을 전격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정부가 꺼져가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되살리지도 주목된다.
전날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지난 9일과 12일 친서를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친서를 교환한 남북은 두터운 신뢰를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친서의 내용까지 공개했다.
남북 정상이 주고 받은 친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겪은 어려움에 대한 위로와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지난 8일 친서를 보내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이라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이번 친서 교환은 남북간 소통 채널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도 의미가 있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빌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두 단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정상 간에 핫라인이 존재하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날 김 위원장은 북한군의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전날 남측에 보낸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진 사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위원장이 북한이 '정상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대응을 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아울러 국제적 여론을 의식하고 현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고 추후 남북관계를 통한 북미관계 회복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처럼 남북 정상이 신뢰를 확인했지만 남북 관계에 있어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론은 아직 북한군의 민간인 피격을 두고 몇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남과 북이 의견이 갈리는 민간인 실종자의 월북의사, 사살지시, 시신훼손 등의 여부에 대해 의문이 남아있다. 이런 만큼 정부가 김 위원장의 사과를 받았다는 이유로 북한군의 민간인 사살 사건을 덮고 남북관계 회복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 지난해 2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장기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단기간에 회복되기에는 쉽지 않아보인다. 그 사이 지난 6월 연락사무소 폭파로 한반도 긴장감은 정점을 찍기도 했다.
또 올해 11월에 예정된 미국 대선도 남북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확률이 크다. 북한은 미국 대선 결과를 본 후 대남 또는 대미 정책 기조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예정된 노동당 창건이 75주년을 계기로 신형 무기를 공개하는 등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한반도 긴장감은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전날 향후 특사 파견이나 추가 친서 교환 여부에 대해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략적으로 남북관계 회복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 국면에 신뢰 존중이 있다고 평가한 만큼 '불씨'를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남북연락채널 복원이 시급하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남북협력 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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