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하면서 국내 군사·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비태세 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빠르게 쌓고 있는 북한에 비해 작전 수행 능력이 현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17~27일 진행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개시 당일에 갑자기 나온 발언이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을 향한 유화적 제스처로 해석된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대북 적대행위라고 규정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여 왔다.
한국 정부도 훈련 축소 기조로 선회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UFS의 야외기동훈련(FTX)을 전년도 22회에서 14회로 줄여 연중 분산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2024년 최대 44회까지 실시됐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군사·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비태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정무적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계획했던 군사적 대비태세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훈련은 작년부터 준비돼 병력과 장비가 이미 이동을 마친 상황인데 훈련 시작 당일에 축소하는 것은 군사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상근 카이스트 미래기술환경예측·분석센터 연구부교수도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게 한미 동맹에 기반한 연합작전"이라며 "작전계획을 실제로 검증해보는 과정을 축소하면 작전 수행 능력에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통해 실전 데이터를 쌓았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습득한 현대전 경험을 군사 교리에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반대로 훈련을 더 안 하게 된 것"이라며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 한미 연합훈련을 오히려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상근 연구부교수는 북한과의 '드론 전력' 격차를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의 군사과학기술과 실전에서 검증된 교육훈련체계까지 들여오고 있고 지난해 평양과 원산에서 러시아군 FPV 자폭드론 교관단이 파견돼 교육을 진행했다"며 "우리 군은 대대급 이하에서 드론 전력이 거의 전력화돼 있지 않고 이제야 교육용 드론을 도입하는 단계"라고 짚었다.
반면 한미 연합훈련 축소의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조용근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연합연습을 고정불변으로 여기면 외교적 공간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대비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보 공백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을지국무회의에서 "무기 체계와 전력 규모 측면에서 보면 이미 우리 스스로를 지킬 역량이 전 세계적으로 몇 번째 안에 들 정도"라며 "차고 넘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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